경제 · 금융

[현대백화점] 유통업계 '빅3' 탈락위기

지난 85년 본점 개점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현대백화점이 신규사업 부진으로 롯데·신세계백화점과 함께 형성해온 「빅3」에서 탈락위기에 처해있다.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7년 롯데에 이어 유통업계 매출2위를 차지한 현대는 지난해 울산 울산점·성남점, 광주점, 서울 신촌점 등 4개 백화점 점포의 신규인수 또는 위탁경영에도 불구하고 총매출이 2조2,000억원에 그쳐 신세계(할인점 E마트 매출 포함 2조4,000억)에 2위자리를 내주었다. 현재 현대의 점포수는 기존의 백화점 11개. 그러나 올들어 지금까지는 물론 연말까지 단 1개의 점포도 늘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중단한 서울 목동점과 미아점의 공사를 하반기에 재개할 방침이지만 현재로선 오픈시기를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병규(李丙圭) 현대백화점 사장이 최근 부산엑스포단지와 서울용산민자역사 등에 오는 2006년까지 15개 백화점 점포를 신설하고 인터넷쇼핑사업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선 실현가능성이 미지수다. 이에 비해 경쟁업체인 롯데·신세계백화점은 최근 현대의 신규사업이 주춤한 틈을 타 무서운 기세로 기존점포의 인수 및 신규점 출점을 가속화하는 한편 새로운 유통업태로 떠오른 할인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는 올들어 경기 분당 블루힐백화점과 부평 동아시티백화점을 인수한데 이어 현재 추진중인 그랜드백화점 인수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경기 일산점을 10월에 열 계획이다. 할인점 마그넷도 연내에 경기 구리점, 청주점, 울산점, 부산 해운대점과 함께 수도권 3개점 등 모두 7개점을 새로 오픈해 연내에 백화점과 할인점 각각 11개씩을 운영할 예정이다. 신세계 역시 E마트 점포를 올들어만 강원 원주와 경기 부천에 새로 개점했으며 올해 말까지 서울 구로, 경기 산본점·이천점, 대구점 등 4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해 연내에 20개의 할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3월에는 서울 강남점의 문을 열어 백화점 점포도 7개로 늘린다. 신규사업의 지지부진뿐만 아니라 백화점부문의 전년대비 매출신장률(기존점포 기준)에서 롯데와 차이가 올해들어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도 현대의 위상을 위협하는 요인. 지난해까지 1~2%로 호각세였던 매출신장률 차이가 올들어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 지난달 현대는 롯데에 비해 6.2%나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는 지난주 경품으로 자동차 21대를 걸고 이번주 협력업체 사은품행사를 실시, 반격을 시도했으나 롯데가 경품과 사은품행사로 맞불을 놓으면서 실효를 별로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전문가들은 현대백화점의 최근 침체와 관련 『고급백화점을 지향하는 전략에 따라 할인점사업 등 신업태 진출시기를 놓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어쨌든 현대백화점의 신규사업 부진은 최근 사령탑이 백화점 경영에 생소한 李사장으로 바뀐 것고 맞물려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된 금강개발산업의 향후 진로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관련기사



구동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