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물가는 오르면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의 경제전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22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 요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위기로 치달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분석했지만 투자자들의 의견은 다르다”며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스태그플레이션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 여기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면 상황은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섹은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이 3.5%, GDP성장률은 5%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나 물가압력을 감안할 경우 이는 매우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유가가 75%나 올라 한국경제를 갉아먹고 있고, 물가상승으로 한국의 강성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페섹은 한국이 삶의 질을 높이고 기업의 투자 및 고용확대를 유도하려면 ‘빠른 성장(faster growth)’보다는 ‘질적으로 개선된 성장(better growth)’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정부가 불행히도 수출 촉진을 위해 낮은 원화가치와 저금리에 지나칠 정도로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페섹은 “물가안정은 중앙은행의 책임”이라며 “한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정부 요청을 거절한 것은 다행이라고 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