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희범(사진)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회장직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격 표명했다.
이 회장은 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임시 회장단회의에서 “협회의 투명한 운영과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핵심 과제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만큼 연임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사퇴의 뜻을 표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권성문 미래와사람 회장,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 등 모두 16명의 무협 부회장 중 11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회장단은 이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했으나 이 회장은 “공직을 맡은 사람은 진(進)과 퇴(退)를 잘 알아야 하며 지금은 퇴를 분명히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뜻을 뿌리쳤다.
이 회장이 차기 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무역업계의 관심은 새로운 회장이 누가 될지에 쏠리고 있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협회는 경제단체이자 무역지원기관이라는 공적인 성격도 갖고 있어 새 회장이 민간에서 나올 가능성과 관료 출신이 맡을 가능성은 50대50”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민간 출신이 맡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간 출신 중에서는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주진우(60) 사조그룹 회장과 최근 폭 넓은 미국 인맥을 활용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류진(51) 풍산그룹 회장이 떠오르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재무부 장관 등을 지낸 사공일(69)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사공 위원장은 곧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자리를 내줄 예정이다.
이 회장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본인과 협회 직원들 모두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 1월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공직을 떠나기로 했을 때 가족들이 뛸 듯이 기뻐했다”고 일화를 소개한 뒤 “다시는 공무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차기 무역협회 회장은 조만간 열릴 부회장단회의에서 추대된 뒤 24일 총회에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