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삼성, 러 노키아 매장 통째로 '접수'

스마트폰 등 점유율 급증<br>40곳 삼성 브랜드숍 전환

최근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러시아에서 지난 10년 동안 노키아 제품만 팔던 전용매장 수십 개가 삼성전자로 간판을 바꿔 단다. 이는 올 1ㆍ4분기 노키아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휴대폰 판매량 1위에 오른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급속히 커지고 있는 반면 노키아는 빠르게 쇠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러시아 경제지인 베도모스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서 노키아 전용매장 43개를 운영해온 노시모사는 이달 중 매장 40개를 삼성전자 휴대폰과 태블릿PCㆍ노트북ㆍTV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숍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 아웃렛 인근에 위치한 매장 3개는 폐쇄하기로 했다. 사실상 노시모가 운영 중인 노키아 전용매장 전체를 삼성전자 제품만 판매하는 매장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크렘린궁에서 멀지 않은 모스크바 최고 중심가 트베르스카야 18번지에 위치한 노키아 전용매장은 현재 인테리어를 '삼성전자'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 매장은 월 매출이 100만달러가 넘는 대표적인 노키아 전용매장으로 러시아 노키아 브랜드의 상징과 같던 곳이다. 대당 가격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노키아의 명품 휴대폰 베르투를 판매해왔다.

현지 언론들은 노시모의 발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노시모가 지난 10년 동안 노키아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책임져온데다 이번처럼 전용매장 전체를 일시에 경쟁사 매장으로 바꾸는 경우는 과거에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노시모의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가 최근 러시아에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리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노키아 제품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휴대폰시장 점유율에서 노키아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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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 1ㆍ4분기 스마트폰 및 휴대폰시장에서 각각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노키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지난 3월 점유율은 스마트폰과 휴대폰이 각각 42%, 40%로 노키아의 28%, 22%를 크게 앞섰다. 노시모가 노키아 매장을 삼성전자 전용매장으로 바꾸면 양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의 한 관계자는 "현재 노시모 외에 다른 몇몇 프리미엄급 휴대폰 전문 매장들도 삼성전자로 브랜드를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모스크바의 주요 전용매장들이 줄줄이 삼성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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