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분야에 대한 기업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신 길드시대(New Gilded Age)’로 들어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기업가들이 자유시장 아래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또 이러한 부를 바탕으로 정치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 등 신산업이 이런 새로운 기업가들이 출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업인들의 사회에서의 지위가 그들의 수입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위 0.1% 차지하는 수입이 미국 전체 수입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95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이 1만5,000명이나 된다.
이들은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사회적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기업활동을 유리하기 위한 감세 정책을 주장하면서 현 조지 부시 행정부 아래에서 소득세 최고율은 35%, 자본이득세는 15%로 떨어졌다. 지난 70년대 각각 70%, 39%이나 됐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길드시대’라는 표현이 나타난 것은 지난 1900년대 초 록펠러와 카네기 등이 활약하던 시기였다. 이들은 석유ㆍ철강 등 당시로서의 첨단산업에서 거부를 쌓으면서 정ㆍ관계로부터 어느 정도 독자적인 기업가 시대를 만들어 갔다. 길드란 유럽 중세시대에 전제군주로부터 독립한 자유도시의 장인조합을 말한다.
최근에 이런 경향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금융이나 인터넷 등의 산업이 선두기업가들의 등장의 밑받침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든 것은 샌포드 웨일 전 씨티그룹 회장. 그는 거의 70년만에 글래스-시티걸법을 폐기시키는 데 앞장서면서 씨티그룹을 100년 이래 가장 강한 금융회사로 키웠다. 최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다음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것도 기업가들의 영향력을 웅변한다는 것이다.
신 길드시대의 기업가들은 사회복지 정책도 좌우하고 있다. 세계 1ㆍ2위 부자인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기부로 만들어진 ‘빌 앤 맬린다 게이츠 재단’이 대표적이다. 웨일도 지난 1890년에 세워진 카네기홀의 보수비로 최근 3,000만달러를 기부하면서 선배들의 발자취를 잇고 있다.
한편 신 길드시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가도 없지는 않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아서 레빗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지나친 탈규제를 거론하며 “지금이 위대한 번영의 시대인 것은 맞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