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형주 강세 내달에도 이어진다

유럽발 악재에 외국인들 대형주 매도 공세 지속<br>글로벌 증시 영향 적은 유통·음식료 등 반사이익


최근 들어 유럽발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중형주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주에 대한 매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형주들은 이 같은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악재로 6월까지는 외국인들의 대형주 매도 현상이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중형주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들어 대형주지수는 8.39%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 등락률(-7.96%)을 0.43% 밑돌았다. 반면 중형주지수는 5.28% 하락하는데 그쳐 코스피지수보다 선방했다.

이달 들어 18거래일간 이어진 외국인들의 매도공세에 대형주들은 부진했다. 지난 4월까지 국내증시를 끌어오던 삼성전자는 5월 들어 3.92% 하락했다. 이에 따라 141만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122만5,000원까지 추락했고 이달 초 207조를 웃돌던 시가총액도 180조원대로 떨어졌다. 대형주를 구성하고 있는 시가총액 100위 안의 종목들 가운데 이달 들어 주가가 오른 종목은 현대위아와 한국타이어 등 9개에 불과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계 자금이 국내증시에서 대거 자금을 회수하면서 현금화가 쉬운 대형주 위주로 내다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


특이한 점은 외국인들의 매도로 대형주가 크게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서도 중형주들은 약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달 들어 27일까지 주가가 오른 중소형주 종목은 34개에 달하고 있고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종목도 74개나 됐다. 중소형주 지수 3개 중 1개가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인 셈이다. 영원무역은 이달 들어 증시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34.26%나 올랐고 화장품업체인 에이블이엔씨와 코스맥스도 각각 26.33%, 24.93% 상승하며 중형주 약진을 이끌었다. 또 한국콜마(20.54%)와 넥센타이어(17.70%), 빙그레(14.31%), 롯데칠성(13.49%), 대상(13.06%), 롯데삼강(10.55%), 광주신세계(7.56%) 등도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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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강세를 보이자 일부 증권사에서는 중소형주펀드의 판매를 재개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8일부터 성장잠재력이 높은 우량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삼성 중소형FOCUS펀드'를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중형주의 약진에 대해 전기전자와 자동차 같은 경기 민감업종이 대부분인 대형주에 비해 중형주는 유통과 음식료 등의 비중이 높아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들은 크게 영향을 받았지만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중형주는 매도공세를 피할 수 있었다"며 "월 초부터 증시를 이끌어오던 대형주 쏠림현상이 꺾이면서 반작용으로 중형주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대형주보다는 중형주의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말까지는 유럽발 악재로 증시가 자유롭지 못해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약했던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ITㆍ자동차에 쏠림이 일어났던 것처럼 지난 2011년 초에도 자동차ㆍ화학ㆍ정유 쏠림이 일어난 후 조정을 거듭하다 반등했다"며 "당시 반등국면에서 중형주가 대형주보다 뚜렷한 초과수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중형주의 강세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정기간이 길어지면서 중형주에서 기술적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종목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조정기간 동안 화학주가 가장 많이 하락한 만큼 중국관련 모멘텀이 보인다면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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