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06 한국건축문화大賞] 계획부문 주제설명

'都農相生-和의 네트워크'에 중점

계획부문 심사위원들이 미래의 건축계를 이끌어갈 대학생 등의 작품들을 심사하고 있다.


무한경쟁으로 급변하는 세계 속에 농어촌 지역의 정체성과 다양성의 상실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도시는 활발한 변화와 세계화의 물결에 편승해 획기적인 발전을 계속해왔지만 문화 콘텐츠는 시장논리에 따라 상품화 되면서 심각한 독점과 획일화의 위기 속에 있고, 농어촌 지역은 시대성, 장소성, 역사성 등 모든 부분에서 문화적 성격을 담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농어촌은 젊은 계층이 도시로 빠져나가 노년층만 남아있는 황량한 문화경관 만을 보여주면서 낙후되고 방치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재 아래 농산물 수입 자유화로 생존의 위기마저 느끼고 있는 농어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어촌의 다양한 문화와 문화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농산어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도시의 문화 정체성 회복 및 발전을 위한 시도와 항상 연결되어야 한다. 도농상생(都農相生)의 네트워크. 그것은 농어촌이 깊은 여운을 주는 동양화의 여백과 같이, 도시의 여백으로써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농상생의 네트워크는 도농불이(都農不二) 운명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하되 ‘화(和)’를 고려해야 한다. ‘화’란 도시와 농촌의 조화, 즉 정신과 물질문명의 조화를 의미하는 원개념(原槪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농어촌의 지역성과 다양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和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균형 발전과 함께 한국적인 독특한 정신적, 문화적 특징 그리고 한국의 시공간에 내재하는 고유의 생활양식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농어촌 지역에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친 환경적인 교육의 장을 만들거나 농어촌 만의 미래지향적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 등이 좋은 예다. 이것을 설계에 도입한다면 친환경 농업교육관, 도농교류 및 홍보센터, 마을문화회관, 특산품 판매장, 주민복지시설 및 지역자치센터, 생태체험 및 역사문화탐방의 마당, 펜션형 숙박공간 등이나 생태건축 및 친환경 설계, 에너지절약설계, 미래지향적인 신축 및 리모델링 설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설계방향을 설정할 때 중요한 것은 주제를 근간으로 설계자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창의성 있는 프로그램이다. 농어촌지역의 균형발전에 초석이 되고 건축문화의 위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참신한 아이디어·표현의 완성도등 평가
심사총평김 낙 중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
일반적으로 설계 공모를 두 가지로 나눠본다면 작품의 아이디어나 기본구상 정도를 요구하는 경우와 특정 프로그램과 대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계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공모는 전자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판넬 한 장에 담긴 정보만으로 그 작품을 평가하기엔 충분치 않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고 심사에 보다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2차 심사 때에는 모형을 요구하였고, 3차 심사에서는 설계자가 직접 설계 의도를 설명하도록 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도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심사자의 오독을 방지하기 위하여 설계자와 심사자 간의 직접대화가 가능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짐으로써 모든 심사자들이 가능한 노력을 모두 기울였다. 심사과정을 통해 느껴지는 것은 이번 공모전 주제인 ‘도농상생’이 가진 다소 추상적이고 광역적인 개념 때문인지 응모작들의 영역도 넓고, 그 접근방법도 다양하여, 구체적 프로그램을 갖고 하는 공모전과 달리 일정한 틀로서 우열을 계량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응모작들을 살펴보면 그 장소들이 농촌, 어촌, 도심 등 광역적이었고, 제안된 프로그램도 농수산유통시설, 문화시설, 지역의 커뮤니티 시설, 관광시설, 주거시설 등으로 다양하였다. 결과물의 형식도 구체적인 건축물, 광역적 마스터플랜, 랜드 스케이프와 결합된 건축물, 생태개념이 도입된 건축물 등 여러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다양한 개념과 접근을 통해 나온 작품들을 같은 레벨에 올려놓고 일정한 심사 틀에 맞춰 계량한다는 것은 적합치 않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따라서, 위에 말한 바와 같이 설계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발표와 질의응답의 절차를 통하여 작품에 대한 정보를 보다 많이 접하려 했으며 이를 토대로 아이디어의 참신성, 프로그램 설정의 합리성 및 유용성, 프로세스의 일관성, 표현의 완성도 등에 주안점을 두어 평가하였다. 이런 과정으로 도출된 평가결과에 대해 다시 한번 형평성과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 간에 형식 없는 자유토론을 통하여 의견을 수렴해 나갔다. 항상 그렇지만 모든 응모작들은 각자가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로서 소중하다. 따라서 이를 심사하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어깨에 무게가 느껴진다. 입상여부를 떠나 응모자 모두가 치열한 정신작업에 의한 출품을 통해 각자의 건축적 성장을 이루는 승리자가 되길 바라기에 그 무게는 더하다. 끝으로 건축가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건축에는 답이 없다. 따라서 절대적인 계량도 할 수 없다. 건축의 답을 알고 정확히 계량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유일하게 ‘건축의 신’ 뿐 일 것이다. ‘건축의 신’은 우리가 도달하려는 목표가 아니고 지향하는 대상일 뿐이다. 건축가는 끝없는 모색을 통하여 성장하여 간다. 여러분들도 이번 공모전을 통하여 그 모색의 길로 접어들었고 이 길을 통하여 훌륭한 건축가로 성장해 나 갈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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