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유망한 흐름을 타고 있다

제2보(17∼29)



사이버오로의 오늘 해설자는 홍성지8단. 고우영 만화의 유비 같은 얼굴이다. 소문난 낙관파로 최근의 랭킹은 30위. 2009년에는 10위권을 넘나들었는데 요즈음 많이 내려앉았다. 백20을 보고 홍성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세상 일단 그렇게 가야 합니다. 흑은 무조건 21에 젖힐 것인데 그때 백22로 쳐들어간 데까지는 예정 코스지요."(홍성지) 백22로 참고도1의 백2에 받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흑3이면 또 백4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때 흑5로 맛좋게 지켜 버리면 벌써 백의 집 부족이다. 백24로 일단 머리를 내민 것은 정수. 참고도2의 백1로 나가서 백7까지 흑대마 전체를 위협해 보고 싶지만 흑8이 좋은 수가 되므로 백이 안된다. 흑25는 모양의 급소. 이곳을 흑이 선착하게 되어서는 흑이 전투의 주도권을 움켜쥔 느낌이다. "하지만 백26도 아주 기분좋은 곳이지요. 이곳을 백이 두게 되자 흑진도 모두 지워졌어요."(홍성지) 백28이 놓였을 때 이세돌이 3분쯤 시간을 썼다. 홍성지는 흑이 A로 단수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실제로 이세돌이 둔 수는 흑29였다. "서두르지를 않는군요. 세돌이형이 최근에 많이 변했어요. 승부를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즐기면서 기다리는 편이에요.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다소 부드러워졌다고나 할까."(홍성지) 이세돌은 지금 자기가 유망한 흐름을 타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게 틀림없다. 배가 부르면 맹수도 구태여 사냥에 나서지 않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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