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세청장 사퇴에 과천관가 '술렁'

이주성 국세청장이 지난 27일 돌연 사퇴하자 과천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 청장의 사퇴가 본인의 공식 발표대로 건강상의 이유나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용퇴라면 모르지만 일각의 관측대로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 때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28일 재경부와 건교부 등에 따르면 이 청장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이후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정부 내에서는 이 청장이 사퇴한 '진짜' 배경이 무엇인지가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청장 사퇴의 배경이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것이라면 국세청 보다 부동산과 세금의 주무부처인 재경부나 건교부 등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재경부를 둘러싼 각종 악재와 리더십 논란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한덕수 부총리는 물론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거취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재경부나 건교부 등은 일단 이 청장의 사퇴가 '의외'라면서 선거 패배의 책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이 청장이 일도 잘하고 열심히 했는데 사퇴했다는 것은 솔직히 의외"라면서 "지방선거 패배요인으로 거론된 부동산이나 세금 문제로 사퇴압력을 받지 않았겠느냐는 일부 보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경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퇴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선거패배 책임 때문에 사표를 냈다고는 보기 힘든 것 아니냐"며 이 청장의 사퇴가 자신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했다. 부동산정책의 주무부처인 건교부도 이 청장의 퇴임이 부동산 정책실패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에 당혹해하는 표정이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만일 집행기관의 장인 국세청장이 부동산정책 책임론으로 퇴임하는 것이라면 8.31, 3.30 정책에 참여한 관련부처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이 청장 퇴임의 후폭풍을 우려했다. 5.31 지방선거 참패이후 여당에서 선거패배의 원인을 과도한 세제중심의 부동산정책으로 제기한뒤 청와대와 정부간에 열린 몇차례 회의에서 일부 부처의 정책홍보실패 등이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장이 선거 패배의 책임과 관련한 외압으로 물러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8.31과 3.30 정책은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해 만든 것인만큼 이제와서 정부부처에 책임을 떠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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