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로 주식시장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개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종합주가지수는 1.03포인트 오르는데 그쳤지만 외국인이 매물을 모두 소화해 수급구조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1,5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원만히 처리돼 사상 최고치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매수차익거래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다.
외국인은 3일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 2001년 4월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의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이날 장 중 한 때 699포인트까지 상승해 7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700선 돌파까지는 진통이 따르겠지만 이날 개인들의 차익매물과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의 상당부분 소화해 향후 시장은 매물 부담에서 벗어나 상승탄력을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세가 더 이어질 경우 이 달 중 720선까지 무난히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 IT주 `싹쓸이`=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각각 5,191억원, 71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시장을 가리지 않고 IT 관련주를 싹쓸이한 것이다.
이날 거래소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ㆍ하이닉스ㆍ삼성전기ㆍLG전자ㆍ삼성테크윈 등 전기전자ㆍ반도체 관련주가 대부분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NHN을 238억원어치나 사들인 것을 비롯해 다음ㆍ유일전자ㆍ옥션ㆍ피엔텔 등 인터넷ㆍ반도체 관련주를 집중매수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이후 시장의 주포였던 외국인들이 관망세에서 벗어나 다시 매수세를 가동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의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 갈수록 강해질 듯=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란 한번 움직이면 한쪽 방향으로만 계속 움직이려는 관성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며 “현재 시장분위기나 달아오른 투자심리로 볼 때 상승 랠리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외국인의 폭발적인 매수세도 미국증시가 조정 뒤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된 선취매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했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외국인 매수세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보기술(IT)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계절적으로도 반도체경기가 성수기에 진입해 외국인 매수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외국인들의 매수강도도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이 달 중 700포인트를 넘어 720선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며 “720선에 도달하면 일단 `숨 고르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 이후에는 펀더멘털 개선 여부가 하반기 주가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