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朴 "정수장학회 입장 곧 밝힐 것"

"失機 되풀이 안된다" 불개입서 변화<br>최필립 이사장 퇴진 요구할지 주목<br>민주, 국정조사·청문회 추진 맹공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7일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이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입장 변화가 없는가"라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 이틀간 정수장학회의 MBCㆍ부산일보 지분매각 논란으로 재점화한 이번 사안에 대해 "정수장학회 문제는 저나 야당이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고 일축해왔다. 그런 박 후보가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후보 캠프에서도 소수의 최측근 인사만 미리 알았을 만큼 전격적이었다. 당내에서는 박 후보가 '인혁당 발언 논란'과 같은 '실기(失機)'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지라고 보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9월 인혁당 사건에 대해 사과했지만 여러 차례 요구를 거부하다 뒤늦게 이뤄지는 바람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후보는 공당의 대선 후보가 법적으로 민간재단인 정수장학회에 개입하는 일을 옳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박 후보 측 관련 인사는 이에 대해 "원칙을 말해온 박 후보에게 (정수장학회 개입은) 원칙을 버리고 불법을 저지르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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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거세지는 야당의 공세도 박 후보의 변화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정수장학회와 MBC의 지분매각을 비밀회동 파문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배재정 의원은 의총에서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주식매각 논의 의혹이 보도된 12일 이후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은 13일과 14일 잇따라 박 후보의 측근 2명과 긴밀하게 대책을 논의했다"고 폭로했다. 그 측근은 기획조정특보를 맡고 있는 최외출 영남대 교수와 정무ㆍ메시지를 담당하고 있는 정호성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공영방송 MBC는 최문순 사장 시절부터 민영화를 바라온 만큼 국회에서 객관적으로 논의할 사안인데 야당의 공세로 일이 꼬이고 있다"면서 "후보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퇴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은 박 후보에게 부담요인이다. 박 후보 측 인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최 이사장의 용퇴를 추진해왔지만 최 이사장은 물론 이사진 역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최 이사장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 만든 장학회의 이름을 바꾸는 일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은 박 후보 주변에서 자신의 퇴진을 건의하는 것에 대해 '후보를 망치는 일'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관심은 박 후보가 밝힐 입장의 내용이다.

친박계의 한 인사는"최 이사장에게 강력하게 퇴진을 요청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당 대선기구인 국민대통합위의 한광옥 수석부위원장은 "최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과 특히 (최 이사장) 그 분이 박 후보가 오해의 시선을 받지 않도록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갑 당 상임고문도 더 나아가 "박 후보가 (최 이사장에 대해) 강하게 사퇴할 것을 종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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