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1조3,000억원 정도를 순매수했고 코스피는 2,000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투자가의 시각에서 국내 증시를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외국인이 왜 국내 증시를 순매수했을까.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자.
첫째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를 고배당 등 주주중시 정책으로 전환 가능성 등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 관련주와 삼성그룹 관련주를 제외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이슈는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둘째 글로벌 경기가 현재보다 더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국면이다. 미국 경제지표들은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중국의 경우도 수출 지표개선 등을 감안하면 경기둔화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셋째 최근 들어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고 한국 증시는 신흥국 중 시가총액 비중이 크기 때문에 자금 유입의 수혜가 커질 수 있다. 신흥국 ETF로는 8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고 신흥국 ETF 시가총액도 4월 말을 저점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넷째 글로벌 증시가 고(高)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낄 수 있는 국면에서 비싼 일본보다는 싼 한국 증시로 외국인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엔화약세 기대는 약화됐고 일본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크게 둔화됐다. 일본보다 한국 증시의 이익증가율이 높아졌고 일본 대비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87% 수준으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
다섯째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정책 인하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5월 초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고 유로존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하회했다. 한편 금리 인하 기대로 최근 유로화 약세에 대한 베팅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도 ECB 금리 인하 국면에서 유럽계 자금은 한국 증시로 유입됐다.
국내 증시는 일찍 찾아온 더위처럼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시각 개선이 느껴지는 시점이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하반기 국내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을 위한 시동이 걸리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