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의원 93명이 최근 하원 지도부에 대중국 환율보복 법안을 조속히 표결처리하자고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는 중국의 환율 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오는 15일과 16일 각각 열리는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의 관련 청문회를 앞두고 가시화되고 있는 하원 의원들의 집단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미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득표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환율조작에 대해 대중국 환율보복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팀 라이언(민주당) 의원실은 지금까지 의원 93명이 관련 법안의 표결 일정 확정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라이언 의원이 공화당 팀 머피 의원과 공동으로 작성한 이번 서한은 '공정교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의 발의 배경을 설명하고 해당 법안이 제정되면 미국이 국제통상규정을 위반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일각의 비난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법안은 중국이 환율을 부당하게 조작해 이득을 취하면 보복관세 부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라이언 의원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관련법안의 취지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이번 상ㆍ하 양원 상임위 청문회에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출석, 중국 위안화 환율에 대해 정부 측의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서명한 의원들은 이 법안이 WTO(세계무역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 협정에 따른 미국의 권리와 의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법안 표결 일정을 확정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미 의원들은 그 동안 대중국 환율보복 조치를 의회에서 통과시킨 적은 있으나 백악관은 줄곧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