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계개편 대선 전망민주당 제2 쇄신 재부상… 한나라, 의원영입 전력
6ㆍ13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정치권의 정계개편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결과는 각당 내부의 역학관계와 정계개편,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8ㆍ8재보선과 대선정국의 주도권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민주당과 자민련은 이번 지방선거를 12월 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초전으로 보고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쳐왔다는 점에서 패배 후유증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 정계개편 어떻게
정계개편의 관심은 충청권의 맹주인 김종필(JP)총재가 이끄는 자민련의 명맥유지 여부다. 함석재 의원의 탈당이후 당세가 크게 위축된 자민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함으로써 자민련 붕괴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자민련 의원들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정치권은 '자민련발(發) 정계개편'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수도권 3곳서 패배할 경우 심각한 당내 분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당 일각에서는 만약 민주당이 참패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과 후보 재신임, 제2쇄신 등을 놓고 격론이 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중심으로 당을 환골탈태하려는 정계개편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권력형 비리의혹으로 인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분위기속에서 치른 이번 선거에서 기대만큼 압승해 내분에 휘말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대신 국회 원구성 협상 등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의원 과반수 획득 등 의원영입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이미 "집권시 개헌문제를 공론화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지방선거 이후의 정계개편 등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선거후 정계개편이 본격화될 경우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정치권의 조목을 받고 있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을 비롯,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민주당 이인제 의원 등의 움직임과 이들의 제3세력화 여부도 주목된다.
▶ 대선 전망
이번 지방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노풍(盧風)'의 부활이냐, 소멸이냐를 놓고 격론을 벌일 전망이다. 노 후보는 여러 차례 '영남권에서 1석도 못얻으면 후보를 반납하고 재신임을 받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노풍이 거품이었다'는 안팎의 비판을 넘어야 하는 핸디캡을 안게 됐다. 반대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창 대세론'을 다시 확인하고 당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등 유리한 입장이다.
대선 전략도 큰 수정없이 '낮은 곳으로' 행보를 계속하면서 민생투어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압승이후에도 이 후보의 지지도가 제자리에서 맴돌 경우 당내 비주류의 지도부 쇄신요구 등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