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수필] 비아그라와 빈부격차

비아그라가 10월부터 한국에서도 시판된다 한다. 고개 숙인 많은 남성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약값이 한 1만원 정도 된다고 하니 요즘 시중에서 은밀히 유통되고 있는 것보다 싸지만 다른 약값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다.의학적으로 볼 때 비아그라는 페니실린에 버금가는 획기적 발명품이라 한다. 페니실린이 처음 나왔을 땐 그야말로 기적의 약으로써 온인류의 기대를 모았었다. 페니실린으로 이 세상의 온갖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희망에 부풀었던 것이다. 그러나 곧 병균도 페니실린에 내성이 생기고 또 다른 변형이 나와 인류는 여전히 병고에 시달리고 있다. 비아그라도 지금은 기적의 약이지만 조금 있으면 페니실린 같이 되지 않을까. 인체에 내성이 생겨 잘 들지 않게 되고 점점 더 고단위의 약이 필요할지 모른다. 사람의 인체란 정말 오묘해 자연의 섭리를 따르게 돼 있다. 비아그라가 필요하다는 것은 성적 욕망을 신체가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 볼 수 있다. 소화가 잘 안되면 식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이 들고 몸이 약해지면 성욕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옛날부터 노인들에겐 삼쾌(三快)만 권했다. 잘 먹는 쾌식(快食)· 잘 자는 쾌면(快眠)· 잘 소화시키는 쾌변(快便)까지다. 젊었을 땐 먹는 것· 자는 것· 소화시키는 것은 저절로 되는 일이다. 여기에다 잘 배설시키는 쾌설(快泄)까지 겹쳐 있다. 젊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고 큰 혜택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겐 쾌설(快泄)은 무리다.이 때문에 욕망의 전환이 이뤄진다. 무리가 안가는 방향으로 욕망이 절제되거나 다른 발산방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성욕이란 식욕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자연적 조절기능이 무너지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체념하고 포기했던 사람들조차도 비아그라가 나왔다 해 다른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이제까진 늙으면 성적 쾌락을 포기하는 면에서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거의 공평했으나 비아그라의 등장으로 그것도 격차가 나게 됐다. 돈이 없어 비아그라를 못 사거나 못 사드리는 원통함은 다른 것보다 훨씬 클 것이다. 비아그라는 나이든 사람들에게 돈 없는 슬픔을 더욱 실감나게 해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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