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모든 나라의 무역장벽을 없애고 자본과 물자, 정보 등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경제를 하나로 통합시키려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한정된 몇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 하나의 국가로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세계 무역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가장 주도적 국가인 미국의 요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수입 철강에 세이프 가드를 발동하고 캐나다산 침엽목에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등 국제 무역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했다. 멕시코의 전화회사는 불공정 경쟁으로 제재하였고 우리나라의 인조섬유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상계관세 등 보복조치를 남발하고 있다.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서 수입관세를 높이고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도 미국의 국익을 효과적으로 반영한다는 명분으로 주요 교역국에 대해서는 시장개방을 확대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더욱이 미국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1,00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농업보조금을 지출한다는 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우리나라의 농산물은 단계적으로 개방하라고 하면서 농가에 보조금을 지불하는 것은 못마땅하게 여기는 미국이 자국의 농가에 엄청난 보조금을 지출하겠다는 것은 세계화를 주도하는 국가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 자동차 수입관세도 낮추라 하고 특소세도 부과하지 말라하며 영화 쿼타도 철폐하란다. 게다가 사양산업은 구조조정을 하루빨리 하라고 하면서 자국내 산업은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보호하겠다는 자세로 나서고 있는 것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지만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존중하고 가난한 나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보호해주며 국경 없는 지구촌을 만들자는 세계화의 참 목적을 왜곡치 말기를 바란다. 세상에는 지금 당장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되고 해가 될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자연에는 필요 없는 것도 없고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서로 도움을 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고리를 짧은 안목과 지식으로 한번에 끊어버리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기대한다. /박성철<섬유산업聯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