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별교섭 실질적 원년…부작용 점차 현실로

금속노조-기업 지부 파업·교섭 따로따로<br>이중교섭·정치파업 증가등 使측 우려 그대로 드러나

산별교섭 실질적 원년…부작용 점차 현실로 금속노조-기업 지부 파업·교섭 따로따로이중교섭·정치파업 증가등 使측 우려 그대로 드러나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금속노조가 지난 6월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저지 총파업을 벌인 데 이어 오는 18일 또 다시 총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산별노조 체제의 부작용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실질적인 산별교섭 원년을 맞은 올해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산별노조 체제의 정착 여부가 향후 노사관계를 좌우할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금속노조가 4일 현대자동차ㆍ기아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산별교섭을 촉구하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8일 주야간 4시간씩 파업을 벌인 뒤 23일 전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 자체가 '산별노조' 체제의 가장 핵심적 모순을 잘 보여준다. 즉 금속노조는 "산별중앙교섭 타결 없이 지부ㆍ지회교섭 타결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섭상대인 사용자 측은 원칙적으로 산별노조 및 교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해 논의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진행됐던 산별교섭이 결렬됐던 것도 사용자 측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교섭에 아예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용자 측은 이중교섭ㆍ이중파업과 정치적 파업 증가 가능성 등 산별노조 체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너무 커 이것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산별교섭에 나서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아자동차 노조는 금속노조의 FTA 반대 정치파업 참여 나흘 후인 3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독자적으로 파업을 벌인 뒤 사측과 협상을 했으나 결렬돼 6일에 또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산별노조 체제의 폐해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 경영환경이나 기업 시스템이 다른 여러 기업들이 하나로 묶인 산별노조가 화학적으로 융합되지 못해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기업들이 산별교섭에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금속노조가 현장 조합원들의 반대를 무시한 채 FTA 저지 정치파업을 밀어붙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다 현대차지부는 5일 지부교섭 일정을 이유로 금속노조 차원에서 결정한 '총파업'에 불참하기로 결정, 금속노조는 곳곳에서 마찰음을 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국 노사관계에 또 다른 혼란과 투쟁적 요인을 유발하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 산별노조 체제에 대한 회의론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별노조 체제는 아직 과도기적 상황인 만큼 노사의 전략적 유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특히 노조는 사업장 단위에서 임금 등을 양보하는 대신 고용보험 등 사회적 제도 개선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외국 산별노조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기업이나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기업별노조든 산별노조든 자기 몸에 맞는 구조를 찾아야지 일방적으로 산별노조를 강요하면 사회적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7/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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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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