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대형 조선소인 현대미포조선㈜이 공장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제2조선소를 전남 대불산업단지에 입주키로 최근 공식 발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공장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전남도의 기업유치전략과 지역민원에 발이 묶여 대기업의 역외 유출을 방관만한 울산시의 무능행정이 극명하게 대비돼 울산시민들의 상대적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전남 대불산단 자유무역지역에 제2 조선소를 짓기로 하고 자유무역관리원으로부터 입주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포조선은 190억원을 투자, 6만1.000평의 부지에 선박건조장을 건립하고 930명을고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와 고용창출을 가져다 줄 현대미포조선의 대불산단 입주는 1년6개월에 걸친 전남도의 끈질긴 유치노력의 결실인 반면, 공장부지 를 얻지 못해 애태우던 미포조선을 결과적으로 역외로 밀친 울산시의 무능 행정이 빚어낸 당연한 귀결이라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실제 현대미포조선㈜은 현재 울산공장 부지가 17만평에 불과, 선박건조용블록제작과 자재 야적에 큰 어려움이 따르자 회사에서 1.5km 떨어진 해양공원 예정지 가운데 3만평의 부지를 올해부터 2010년까지 7년간 임대키로하고 지난해 6월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 임대신청을 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이 “해양공원을 타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극렬하게 반대하자 울산시는 “주민들을 설득, 역외 이전을 막겠다 ”고 했지만 민원에 발이 묶여 적극성을 띠지 못했다.
이에 반해 전남도는 이미 지난해초부터 미포조선측이 조선소 부지를 물색중이라는 정보를 입수, 도지사가 직접 ‘대기업 모시기’에 나섰고 ▦항운 노조비 면제 ▦전용부두 확보 ▦대불항 진입로 철도 높이 조정 등 회사측의 요구 사항을 전격 수용하는 등 범도민적 열의를 쏟아 부었다.
울산 시민들은 “대기업을 새로 유치해도 모자라는 판에 관내 기업의 역외 유출을 강 건너 불구경 한 울산시의 행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 산업수도로서 과연 제대로 된 경제정책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 울산=곽경호기자kkh1108@sed.co.kr 울산=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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