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엔화 약세에 다시 탄력이 붙으면서 엔ㆍ달러환율이 한달 만에 달러당 100엔대에 재진입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 초반부터 달러당 100엔대로 진입, 장중 100.38엔을 기록했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100엔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 6월5일 이후 처음이다. 엔ㆍ달러환율은 앞서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달러당 99.89엔까지 오르며(엔화 하락) 100엔 돌파를 예고했다.
이날 엔화가 달러당 100엔대로 재진입한 것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미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오르자 미일 금리차를 노린 엔화 매도ㆍ달러화 매수 거래가 늘어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
1일 미 공급 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미국의 6월 제조업지수가 전월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50.9를 기록한 데 이어 2일 발표된 5월 제조업 수주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이는 등 미국 제조업 지표는 뚜렷한 경기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내놓은 제조업 수주는 전월대비 2.1% 증가해 4월(1.3%) 수치는 물론 전문가 사전 예상치(2.0%)를 웃돌았다.
일본도 1일 예상을 웃도는 기업 체감경기 지표를 발표하는 등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베 신조 정권이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하기에는 갈 길이 멀어 앞으로 상당 기간은 일본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레디트아그리콜은 "일본은행이 가까운 시일에 완화 기조에서 돌아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엔화 약세 배경을 설명했다.
엔화 가치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11월부터 가파르게 하락해 5월 중 달러당 103엔대를 기록했지만 아베노믹스의 주축인 성장전략과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약세가 주춤해져 지난달 중순에는 장중 93엔대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고 연준이 연내 양적완화를 줄이는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엔저 기조가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도쿄 증시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지수는 이날까지 나흘 연속 상승해 5월29일 이래 약 한 달 만에 1만4,000대를 회복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엔저가 진전되면서 힘을 받기 시작해 전날보다 1.78% 오른 1만4098.74에 장을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 인터넷판은 시장의 급변동이 진정되고 엔저에 힘입어 급락했던 주가의 회복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아베노믹스가 견인한 강세장인 '아베 트레이드' 가 제2막에 돌입했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