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설움을 씻자.` 전세계 18개국에서 모인 노숙자들이 오스트리아 남부 그라츠에서 노숙자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 8일(한국시각) 개막, 14일 폐막하는 이번 대회는 노숙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 뜻으로 마련됐다.
이번 대회에는 16세 이상으로 2002년 5월1일 이후 노숙자 증명을 발급받은 사람들이 참가했으며, 신문가판대 판매원에게도 자격이 주어졌다.
각 팀은 필드플레이어 3명, 골키퍼 1명(후보, 코칭스태프 포함, 팀당 10명)의 미니팀으로 구성됐고, 경기도 예선에서는 10분, 2차예선 및 순위결정전에서는 20∼ 30분씩으로 진행된다. 노숙자 월드컵 답게 아스팔트에 마련된 필드의 크기는 가로 12㎙, 세로 18㎙로 초미니.
아시아, 오세아니아를 제외하고 남미의 브라질, 북미의 미국, 아프리카의 남아공과 유럽 15개국이 출전해 구색을 맞췄고 영국의 BBC, 미국의 FOX뉴스 등 많은 언론이 취재기자를 파견했다.
잉글랜드의 마커스 스테벤슨(23)은 “이번 대회는 내게 훌륭한 동기부여를 했다. 내가 훈련할 수 있다면 취직하거나 학교에 갈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희망을 밝혔다.
스웨덴 선수 중 3명이 술에 취한 채 경기장에 나와 퇴장당하는 등 말썽도 빚고 있지만 노숙자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범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