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도하의 끝, 베이징의 시작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이 뿌듯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채 끝났다. 종합 2위라는 목표를 달성했고 MVP 박태환을 배출했으며 양궁과 골프가 남녀 개인 및 단체 금메달을 휩쓸어 국민들 가슴을 벅차게 했다. 특히 골프는 지난 82년 뉴델리대회에 첫 출전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전종목 석권을 이뤄내 ‘골프 강국, 대한민국’을 세계 만방에 재확인시켰다. 아쉬움도 컸다. 종합 2위는 했어도 중국의 독주에 막혀 기대했던 메달 수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야구ㆍ축구ㆍ농구 등 구기종목과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탁구와 배드민턴 등이 ‘노 골드’의 실망을 안겼다. 그러나 이제 뿌듯함도, 아쉬움도 지난 일이다. 이미 귀국해 제 일상을 찾은 이들이 많은 가운데 공식 선수단 일행이 17일 귀국해 해단식을 가졌다. 벅찬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나 부끄러운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 모두 도하에서 떠나온 것이다. 그들 대부분의 각오는 같다. “준비를 더 잘해서 2년 뒤 베이징올림픽을 노리겠다”는 것. 도하를 떠나온 그날부터 베이징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각오나 다짐만으로는 안된다는 점.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허점을 하루빨리 보완해야 한다. 특히 상대국을 낮춰 보며 자만했던 모습, ‘썩어도 준치인데’ 하며 근거 없이 낙관하는 버릇은 바로 털어내야 한다. 방법은 재능 있는 선수 발굴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도 및 훈련뿐이다. 금메달을 석권했던 종목도 마찬가지겠다. 올림픽 종목에 채택되지 못해 다음 대회가 4년 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인 골프의 경우 선수 육성은 더 중요하다. 만18세만 되면 바로 프로로 전향하는 최근의 흐름을 잡지 못할 바에야 다음 대회 때 출전할 어린 선수를 일찌감치 키워내는 것이 상책이다. 2년 뒤 베이징, 4년 뒤 광저우는 멀지 않다. 김 진 영 <문화레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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