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보신탕집 팔려간 개13일만에 옛주인 찾아와
장사꾼에게 보신용으로 팔려간 개가 13일 만에 다시 옛 주인을 찾아왔다.
경기도 구리시에 살고 있는 이모(51)씨가 가평군 상면 봉수리 사업장에서 키우던 생후 25개월짜리 진돗개 잡종 2마리를 서울의 개 장사꾼에게 40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은 초복 전날인 지난 10일.
삼복 기간 전후에 팔려나가는 개들이 그렇듯이 이씨가 팔아넘긴 2마리의 개 역시 보신탕집에서 보양 음식으로 신세가 바뀔 처지였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 23일 개 장사꾼에게 넘긴 2마리 개 가운데 수컷인 「곰」이 억수로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뼈만 앙상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봉수리 사업장식당 할머니 안정례(74)씨로부터 전해들었다.
안씨는 『식당부엌에서 음식준비를 하는데 밖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곰」이 비를 흠뻑 맞은 채 문앞에 쪼그려 앉아있었다』며 『평소 나와 이씨가 특별히 귀여워하고 밥을 챙겨줬던 것을 「곰」 녀석도 잊지 못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비록 자신을 버렸던 주인이지만 13일 동안 집을 찾아 수십 ㎞의 거리를 달려와 반갑다며 꼬리를 흔들어대는 「곰」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씨는 다시는 「곰」을 남에게 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인완기자IYKIM@SED.CO.KR
입력시간 2000/07/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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