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 위기에 빠진 헤지펀드들이 수수료를 낮춰 '손님 끌기'에 나섰다.
한때 높은 수수료로 악명이 높았던 헤지 펀드들은 지난해 수익이 급감, 자금인출 사태를 빚게 되자 앞 다투어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3개 유명 헤지펀드들이 운용 수수료를 1.5%에서 1%로 내리고 성과 보수를 20%에서 10%로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소수의 VIP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전에도 우대 조건을 받아왔지만, 현재 트렌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업계 일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헤지펀드 수수료 인하를 종용하는 주역은 대규모 손실을 입은 연금펀드. FT에 따르면 미 최대 연기금 펀드인 캘퍼스는 6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26개 펀드 운용업체에게 수수료 인하를 골자로 한 요구사항을 명문화해 수수료율 인하에 불을 지폈다.
재간접펀드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인 그레고와르캐피탈의 가이 하스엘먼 대표는 "펀드 수수료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몇몇 펀드 매니저들은 매우 달갑지 않겠지만 업계 상황이 정말 안 좋은 만큼 수수료 인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헤지펀드 운용역은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했던 것은 이미 지난 일"이라며 "투자자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게 이제 주류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