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자동차는 무엇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준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폴크(Polk)라는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은 ‘2012년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 포드 포커스를 지목했습니다. 포커스가 102만대 팔렸고, 코롤라가 약 87만대가 팔렸다고 발표했죠.
토요타는 발끈했습니다. 코롤라 판매량에는 코롤라 세단을 포함해 코롤라 알티스, 코롤라 악시오, 코롤라 왜건 등의 파생모델이 포함됐지만 코롤라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 코롤라를 기반으로 만든 차종은 제외된 결과라는 것입니다. 코롤라를 토대로 한 모델로는 아우리스, 매트릭스, 루미온 등이 있는데 이런 차종을 모두 더하면 116만대가 돼 포커스를 앞선다는 주장이죠.
포드는 포커스라는 이름을 쓰는 세단, 해치백, 왜건만 포함했으니 자신들이 1위라고 하고, 토요타는 다른 차량까지 더하니 판단은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길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하나의 차종을 만들어 다양한 형태로 변종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유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산차의 경우 현대차에서 올해 아반떼의 쿠페 모델을 만들어서 내놨습니다. 뭐 성적표는 처참하지만 그래도 내놨다는데 의의를 두죠. 엑센트는 세단 모델 말고 해치백인 엑센트 위트의 인기가 최근 좋은 편입니다. 얼핏 보면 i30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작고 귀여운 모양에 디젤 모델도 있어 꾸준히 팔립니다. i40도 왜건 모델에 이어 살룬이라는 이름으로 세단 모델이 출시됐죠.
생김새는 비슷한데 변속기나 엔진만 바꿔서 나오는 차들도 있죠. 벨로스터는 처음에 1.6 GDi(직분사 가솔린 엔진) 모델이 나온 이후 더블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장착한 DCT, 터보 엔진을 장착한 터보 모델이 연이어 나왔죠.
기아차는 지난해 나온 K3 세단 모델에 올해 쿠페와 해치백을 연이어 추가할 예정입니다. 취향에 따라 스포티한 외관에 다이내믹한 성능을 중시한다면 쿠페를, 공간 활용성을 높인 차가 필요할 경우에는 해치백을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수입차 중에는 아무래도 판매량이 많은 브랜드의 차에서 변종 모델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BMW입니다. 조금만 취향이 다른 고객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자신들의 차를 팔 수 있도록 라인업을 배치한 거죠.
3시리즈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3시리즈의 세단으로 가솔린의 320, 328과 디젤 라인업인 320d가 있고, 4륜구동의 x드라이브도 추가됩니다. 왜건형인 투어링, 왜건과 해치백의 중간 형태를 띈 GT(그란투리스모)도 최근에 출시됐죠. 고효율을 원한다면 하이브리드 모델인 액티브 하이브리드3를 선택할 수도 있겠네요. 컨버터블과 고성능인 M3는 6세대가 아닌 이전 세대의 모델이지만 현재 개발 중이어서 조만간 6세대 라인업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우디도 A4와 A6의 중간 형태인 쿠페 모델 A5에 지붕이 열리는 카브리올레와 세단에 가까운 스포트백을 추가해 입맛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유?하고 있습니다. 인피니티도 G37 라인업에 세단, 쿠페, 컨버터블을 내놓고 있는데 멋있어질수록 비싸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9세대 신형 E클래스를 내놓은 벤츠는 E클래스 라인업만 8종을 내놨습니다. 가솔린과 디젤, 카브리올레, 고성능의 AMG, 국내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까지 가격도 6,020만원에서 1억3,850만원으로 2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효율성, 성능, 멋스러움.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겠죠.
변종으로 치자면 포르셰 911을 따라올 수 없죠. 기본 모델인 911에 성능을 높인 S, 사륜구동의 4, 둘을 합친 4S, 터보 엔진을 장착한 터보, 터보S, 여기에 각 모델에 지붕이 열리는 카브리올레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는 911 출시 50주년을 기념한 레이스 트랙 고성능 스포츠카인 GT3까지 나올 예정이다. 가장 비싼 모델은 2억6,000만원에 육박해 제일 저렴한 911 쿠페를 2대 사고, 국산 소형차 한대를 더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능력만 된다면 전 비싼 것으로 지르겠습니다. 당신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