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전기 대비 연율 기준을 적용할 경우 3~4%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이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정부의 인식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20일 한국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미국 등 여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다고는 하지만 미국에서 사용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성장률이 3%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들어 1ㆍ4분기와 2ㆍ4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5.5%로 집계됐지만 전기 대비 성장률(0.7%, 0.6%)을 연율(annual rate)로 환산하면 성장률이 2.8%, 2.4%로 크게 떨어진다.
물론 이 같은 결과에는 계절적 조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5%대 고속성장’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적 변동요인이 매우 크기 때문에 GDP 성장률 산출시 미국ㆍ일본과는 달리 전년 동기 대비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산출방법이 다른 통계 결과를 단순 비교하는 것도 문제지만 경제규모가 확연히 다른 선진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우리나라가 5% 성장을 이뤄낸다 하더라도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그다지 높다고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수출성장세라면 성장률이 7~8%대에 이르는 게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민간연구소의 임원 역시 “이미 경제 성숙기에 이른 미국과 한창 성장해나가야 할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단순 비교,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