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외환은행 매각계약 연장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론스타에 대규모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사상 최대 규모 배당을 실시한 이날 하나은행이 대규모 여신계약을 체결한 것은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측이 대규모 거래관계로 묶이면서 매각협상 장기화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1일 론스타에 외환은행 보유지분(51.02%)을 담보로 총 1조5,000억원을 빌려주는 여신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일반여신 1조2,000억원, 한도대출 3,000억원으로 대출기간은 모두 5년이며 금리는 6.70%가 적용됐다. 론스타는 이 자금을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용도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역시 양측이 윈윈하는 거래라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1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았다"며 "하나은행은 이번 대출로 연간 1,005억원의 이자수익을 얻고 론스타는 투자자들의 투자금 상환요청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자금으로 1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평균금리 4.64%에 조달했지만 론스타에 대한 대출금리는 6.70%로 2.06%포인트 높다.
일각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매각이 불가능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험용'으로 미리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놓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론스타가 이번에 대출한 금액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주식가치의 절반 정도"라며 "만약 주식을 포기하고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는다면 1조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피해를 입기 때문에 '보험용'이라는 시각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