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이 그리스에 대한 추가구제방안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단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유로존 정상들은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정상회담을 갖고 은행세 도입과 그리스국채 매입 등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0일 베를린에서 1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통해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방안을 마련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도 합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이 (그리스 구제관련) 공동 입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독일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날 회동에서 두 정상이 그리스 지원과 관련해 같은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고 전했다.
유로존 정상회담에서는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전제로 그리스 국채를 보증하는 방안의 그리스 추가 지원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정부들이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를 통해 그리스 채권을 보증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증 방식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발행하는 최고 신용등급의 채권으로 보증하는 안이 유력시 된다.
이와 관련,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 겸 룩셈부르크 총리는 정상회의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안에 부분적 디폴트가 포함될 지 여부를 답할 수는 없으나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융커 의장은 "부분적 디폴트가 일단 모든 것을 논의한 뒤 가장 마지막으로 고려돼야 하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로 회원국들은 3,50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 부채 중 20%를 회수하고 710억 유로 규모의 구제 금융을 제공하는 한편 민간부문의 보유 그리스 국채를 30년 만기 장기 국채 교환하는 채권 교환(스왑) 프로그램 등을 추가 지원안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럽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유로존 은행세 도입 방안도 프랑스의 반대로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