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산·인천·평택항 '클로즈드 숍' 개혁 성공

부두운영사 상시고용 정착<br>하역 기계화 가속·서비스 향상등 기대

부산항ㆍ인천항ㆍ평택항 등 국내 주요 기간 항만이 개항 이후 100여년간 지속돼 온 항만의 인력공급체제인 '클로즈드숍(Closed Shop)' 개혁에 성공, 고부가 동북아 물류허브 육성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항운노조가 부두운영(하역)회사에 인력을 독점공급하는 체제를 허물고 부두운영회사별로 상시고용하는 체제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이번 개혁은 노조측과 큰 충돌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연착륙시켰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24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항만인력공급체제 개혁의 성과를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개혁사례의 하나로 보고한다. 이어 영빈관에서 노 대통령과 노조원, 부두운영회사, 해운기업, 화주 등 항만 노ㆍ사ㆍ정 유공자 150여명이 함께 자리를 할 예정이다. 클로즈드숍 체제는 노조와 기업 성격을 함께 갖춘 시스템으로 초기에는 효율적인 항만인력 공급의 모델로 작용했지만 점차 항만을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과잉인력 구조를 형성했다. 상당수 선진국에서는 노조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슬림화ㆍ상용화를 단행했다. 우리나라도 개혁을 추진해 왔지만 번번이 실패하다가 지난 2005년 채용비리ㆍ건설발주비리 등이 터지면서 개혁의 실마리를 잡았다. 노사정이 항만인력 공급체제 개편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지원특별법을 제정한 이후 부산항은 올 1월부터, 평택항은 7월부터 도입했다. 인천항은 이달 도입에 합의, 이르면 10월부터 상용화체제로 이행할 계획이다. 우리의 개혁방식은 점진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 부두운영회사에 편입되는 노조원들에게 정년(60세)까지 고용과 현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주면서 자연감소를 통해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5년 안에 30~40%의 인력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국은 단시일 안에 30~50% 가까운 인력 거품을 해소했지만 거센 저항으로 프랑스의 경우 60여일의 항만 파업, 20일 이상의 항만 폐쇄 등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대만 등의 경우 1인당 5,000만~2억원의 보상금을 지불했지만 우리는 희망 퇴직자에게 1인당 평균 3,00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일부에서 항만인력 공급체계 개혁을 '참여정부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상용화될 경우 과잉인력 해소에 따른 비용절감, 선박 체류시간 단축 등 항만의 하역ㆍ선적 서비스 향상은 물론 항운노조의 반대로 지연됐던 항만하역의 기계화도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제 상용화의 관심은 광양항, 포항항, 울산항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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