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소외된 아이들에 꿈과 희망 심어줬으면"

韓赤 100주년 국민훈장 동백장 받는 김형옥씨


“눈을 감는 그날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한적십자사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수원효원봉사회 회원인 김형옥(75)씨는 81년부터 현재까지 24년 9개월 동안 자원봉사만 무려 1만5,263시간을 해온 ‘봉사왕’이다. 교직 생활을 떠난 50세 때 우연히 적십자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봉사를 해오고 있다는 김씨는 “교직생활 중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았어도 제대로 돕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고 이들을 본격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 가정 자녀들에게 사비를 털어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급하다 봉사회원들과 함께 수원의 영동시장에서 액젓과 참기름, 떡 등을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어려움이 컸지만 회원들과 같이 골목골목 누비면서 취지를 설명했고 상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호응이 커져갔다. 86년부터는 정부지원이 전혀 없는 수원지역 초등학교에 특수학급의 장애우들과 집에서 거동하지 못하는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야외 나들이 행사를 함께 하고 있다. “ ‘비장애우’들의 운동회가 가장 부럽다는 장애우들이 노란 적십자 조끼를 입은 할머니가 오셨다며 매달리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또 자식이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함께 살지 못하는 지역 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연탄과 쌀, 용돈 등을 주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막상 이들을 찾아가면 가지고 오는 물품보다도 자신의 처치를 함께 이야기하며 실컷 울다보면 마음이 풀린다고 김씨는 전했다. 사실 그도 교장이었던 남편과 3년 전 사별하고 혼자살고 있다. 생전에 봉사활동을 하면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지해준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김씨는 자식들과 함께 살면 눈치가 보여서 마음껏 봉사활동을 못할 것 같아 혼자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위에서 나이가 있으니 이제 봉사활동을 그만두라고 해요. 하지만 몸이 아프지 않는 한 계속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김씨는 “봉사는 받는 사람도 흐뭇하게 느끼지만 하는 사람도 마음이 더욱 편안해진다”며 죽는 날까지 소외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하루 엄마’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부는 27일 대한적십자사 창립 100주년을 맞아 그 동안 국내외에서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실천하며 묵묵히 봉사해온 유공자들에게 정부포상 413명, 적십자 포장 7,547명, 표창장ㆍ감사패 4,972명 등 모두 1만2,932명에게 포상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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