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자의 눈] 이광재 판결 그리고 강원 민심


강원도에서 ‘이광재’ 라는 이름은 아직 현역 도지사 대접을 받고 있었다. 홍보 영상에는 푸른 셔츠 차림의 그가 손짓하고 있고 거리에는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노란 현수막이 나부꼈다. 지난 3일 민심을 듣기 위해 찾은 강원도 춘천 이야기다. 올해 구제역으로 취소된 산천어 축제를 알리려고 화천군에서 올라온 송 모(52)씨는 “이광재에서 희망을 찾았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정치적으로 매장 당한 거다”라고 결론 내렸다. 그는 “이광재가 사면을 받게 하기 위해서라도 정권을 바꿔야지”고 목소리를 높였다. 150번 버스를 모는 춘천시 퇴계동 박 모(41)씨 역시 “더 잘못한 사람도 있는데 왜 하필 이 시점에 유죄를 내려”라고 되물었다. 물론 “권력을 이용해 이익을 챙겼으면 처벌을 받아야지. 우리 지역 사람이라고 감싸면 되나”(원주시 출신 최모(57ㆍ여)씨)라는 질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4ㆍ27 재보궐 선거에서 어느 당이 유리할까. 한나라당은 이계진 전 의원과 엄기영 전 MBC 사장이, 민주당은 최문순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고 운을 뗐지만 돌아오는 답변으로는 어느 누구도 우세를 점치기 어려웠다. 이 전 지사를 옹호했던 박 씨지만 “최문순 씨가 누구예요”라고 딴청을 피웠고, “엄기영 씨는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운동을 한다는데 그 동안 올림픽 때문에 세금만 얼마를 냈는지 아나. 이계진 씨면 또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 씨 역시 “여든 야든 인기 있다고 언론인을 내세우는데, 도지사는 경영을 잘해야지”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춘천시 명동에서 닭갈비 집을 운영하는 최 모(33)씨는 “친구들과 얘기하면 최문순 씨 보다는 엄기영 씨가 낫지 않겠냐고 한다”고 했다. 이날 만난 강원도 주민들은 정치에 무관심 하지 않았다. 또한 정당보다는 지역을, 그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여야가 강원도 민심을 잡으려면 돌아볼 대목이다. 임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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