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하락의 여파로 국산 자동차의 최대수출시장이 과거 부동의 1위였던 미국에서 유럽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작년 4.4분기 이후 원.달러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져 미국 수출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반면 유럽의 경우 유로화 강세로 수출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올해 수출목표 177만8천대 중 63%인 112만1천대를 국내 공장에서, 나머지 65만7천대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환율 변동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내 공장 생산분 112만1천대 가운데 북미와 유럽으로 나가는 물량은 각각 43만대(38.4%), 42만대(37.5%)로 거의 대등해진다.
작년에는 국내에서 만들어져 수출된 111만1천143대 가운데 44.6%(49만5천219대)가 북미에, 32.9%(36만5천484대)가 유럽에 수출돼 북미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았다.
지역별 수출비중에서도 북미는 지난해 44.6%에서 올해 38.4%로 6.2%포인트 낮아지는 반면 유럽은 32.9%에서 37.5%로 4.6%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북미 수출물량중 85% 가량이 미국으로 나가고 나머지가 캐나다로 간다.
기아차[000270]의 경우 올해 최대 수출시장 자리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35%(물량 30만1천586대)였던 미국 수출비중을 올해 28%(28만7천대)로 낮추는 대신 31%(26만7천대)였던 유럽 수출비중을 40%(41만2천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작년에는 수출물량에서 미국이 유럽보다 3만4천여대 앞섰지만 올해에는 유럽이 오히려 12만5천대 많아져, 유럽이 기아차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게 된다.
수출비중에서도 유럽(40%)이 미국(28%)을 12%포인트나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자동차 수출판도 변화는 원.달러환율의 하락과 함께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강세로 수출 수익성이 높은 유럽지역을 집중 공략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년 4.4분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원.달러환율이 현재 1천50원선을 맴돌고 있는데 비해 유로화는 올해 평균 1.4달러 이상의 강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내수침체로 수출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원.
달러 환율 하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올해 자동차업계의 최대 과제"라면서 "다행히 유로화 흐름이 강해 미국수출을 줄이고 대신 유럽수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