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맥 못추는' 중국영화

옥보단3D 7만·천녀유혼 6만명 '초라한 성적표'<br>지난 2년간 50만명 넘긴 中영화 한편도 없어

'옥보단3D'(위부터), '천녀유혼' ,' 공자' 등 최근 1~2년새 한국에서 개봉한 중국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에 참패하고 있다. 영화 전반에 짙게 깔린 중화사상과 구태의연한 소재가 관객의 외면을 받는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옥보단 3D'는 홍콩 개봉 첫날 성적이 '아바타'의 성적을 눌렀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은 참담했다. 19일 현재 '옥보단 3D'의 관객은 7만여명에 불과하다. 90년대를 풍미한 영화 '천녀유혼'을 리메이크해 '과거의 영광'을 꿈꾼 동명의 작품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옥보단3D'와 같은 날 개봉한 '천녀유혼' 역시 19일까지 관객수는 5만 여명. '이름값'에 비해 성적이 초라하다. 중국영화가 한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2009년 5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지난 2년간 개봉한 중국 영화 15편의 흥행성적을 살펴본 결과 외국영화의 흥행 기준인 100만명은커녕 50만명을 넘긴 중국 영화는 한 편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흥행 참패는 대작 영화들이 지나치게 중화 사상을 깔고 있어 동아시아 해외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거나 80~90년대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그리며 과거를 답습한 작품들만 쏟아져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화 통해 '대국굴기' 꿈꾸는 중국=중국 영화는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정부 주도 하에 만든 '대국굴기'의 또 다른 수단이다. 지난 해 2월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공자'의 경우 중국 정부와 영화업계가 손 잡고 '공자'의 부흥을 꿈꾸며 만든 작품이다. 당시 중국은 '공자'를 극장에 걸기 위해 '2D 아바타'를 철수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350억원이 투입된 대작 '공자'는 국내에서 37만명의 관객을 모으고 영화를 내렸다. 지난 해 11월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대지진' 역시 중국 내에서 흥행한 대작이었다. 당산 대지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중국에서 1,130억원 아시아 최고 흥행 수익을 기록했지만 국내에서는 관객이 5만여명 드는데 그쳤다.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고려대 교수는 "중국 영화는 정부 주도 아래 제작되다 보니 중화사상이 영화에 짙게 배어 있어 해외 관객들은 불편해 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마이너로 전락한 중국영화=80~90년대 느와르와 액션ㆍ판타지 등의 장르에서 독보적인 성공을 거뒀던 홍콩 영화 역시 좀처럼 부활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무간도' 시리즈가 흥행하며 부활의 신호가 보이는 듯 하더니 이후까지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이미 중국 영화가 티켓 파워 있는 작품이 아닌 일부 관객만 선호하는 '장르 영화'로 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시도 없이 상업적 성공만 노리고 비슷비슷한 작품을 양산해 내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중국 영화는 대작은 너무 이념적이고 작은 영화는 너무 작가주의적이라 대중과 멀어졌다"며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 영화도 중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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