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서발 KTX 민영화 부작용 막으면 된다

수서발 KTX 민영화(노선운행의 민영화)에 관한 사실상의 정부안이 공개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사업제안요청서 초안이 그것이다.

초안에서 주목할 것은 역시 대기업 특혜와 요금 문제에 관한 안전장치 여부다. 이 점에서 대기업 지분을 49%로 제한하자는 초안은 일단 주목할 만하다. 나머지 지분 중 30%는 국민공모주로 하고 중소기업 및 철도 공기업들도 지분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둬 나름대로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 대기업 지분을 49%까지 보장하기로 한 데 대해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지만 지배구조를 둘러싼 특혜 시비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요금을 현행 코레일보다 10% 이상 인하하도록 의무화한 것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초안대로 수서발 KTX 입찰시 추가 할인을 제시한 사업자에 가산점을 부여한다면 요금 인하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민간사업자가 초기에는 요금을 낮춰놓고 슬금슬금 인상하는 방향으로 나간 사례가 외국에도 있는 만큼 철저한 보완책이 갖춰져야 한다. 민간사업자의 운영기간을 최대 15년으로 제한하는 가운데 5년 단위로 안전과 서비스 평가에 따라 사업권 박탈을 가능하게 했지만 평가 시스템 자체 때문에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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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민영화의 궁극적 목표는 경쟁체제를 통한 국민편익 증대에 있다. 코레일은 연평균 6,0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내고 있다. 수익성이 없는 노선 탓도 있지만 고비용ㆍ저효율을 낳는 방만한 경영이 주된 원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5년간 코레일은 부채가 3조8,000억원 늘어났는데도 인건비는 오히려 22% 증가했다. 민간기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코레일 체제에서도 요금이 내려가고 서비스가 향상된다면 굳이 대기업 특혜 논란까지 빚으면서 민영화를 할 명분이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독점체제로는 그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코레일 자체의 내부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경쟁체제가 필요하다.

이번 초안은 심도 있는 의견수렴과 보완과정을 거쳐 다듬어져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수서발 KTX 노선 준공목표 스케줄이 있겠지만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너무 거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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