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키스도 없는' 가짜 남매 참사랑… 과욕?

[영화 리뷰] '사랑따윈 필요없어' 문근영 첫 성인연기 합격점… 김주혁도 이미지 변신


'키스도 없는' 가짜 남매 참사랑… 과욕? [영화 리뷰] '사랑따윈 필요없어' 문근영 첫 성인연기 합격점… 김주혁도 이미지 변신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문근영 화보 김주혁 화보 순진 발랄의 대명사 '국민 여동생' 문근영(19)의 첫 성인 연기, 겉으로는 뾰로통하지만 내면에는 여성을 위한 깊은 배려를 지닌 훈남 김주혁(34)의 강남 넘버원 호스트로의 변신. 두 배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감독 이철하, 제작 싸이더스FNH)가 오는 9일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다. 부자 아버지로부터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았지만 어릴 적 병으로 시력을 잃고 세상과 단절한 채 홀로 살아가는 20살의 여자 류민(문근영). 그녀에게는 단지 돈 때문에 수발을 들어주는 가정 교사와 변호사 등이 유일한 말 상대다. 어릴 적 아버지에게 쫓겨나다시피 집을 떠나 행방을 알 수 없는 어머니와 오빠 때문에 류민의 외로움은 더 깊다. 어느 날 어릴 적 추억이 깃든 스노우 볼을 내밀며 자신이 오빠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가 찾아온다. 남자는 혼자서는 한 발짝도 집 밖에 나가 본 적 없는 류민을 세상으로 조금씩 내몰며 그녀가 세상과 소통하도록 자극한다. 어느덧 남자를 오빠가 아닌 이성으로 느끼기 시작하는 류민. 남자는 사실 강남의 최고 호스트로 여자들을 호리며 살아온 줄리앙(김주혁)이다. 28억 7000만원이라는 거액의 빚을 지고 생명의 위협을 받던 중 자신의 운전사인 류진이 사고로 죽게 돼 두 남매의 사연을 알게 된다. 줄리앙은 유산을 노리고 거짓 오빠 행세를 시작하지만 류민을 돌보면서 사랑보다는 돈을 위해 살았던 인생관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위험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일본 TBS에서 방영했던 10부작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했다. 10부작을 2시간의 영화로 압축하는 생략의 묘가 지나쳤던 탓일까. 김주혁이 초반기 감옥에서 출소해 문근영을 찾아가기까지의 과정은 다소 생경하게 다가온다. 그가 맡은 줄리앙이 강남 넘버원 호스트라는 사실은 대사에서나 확인될 뿐 여자를 매혹하는 섹시한 매력도, 쥐고 흔드는 카리스마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김주혁의 매력은 혈혈단신 험난한 세상을 살아온 류민을 돌보는 데서 드러난다. 사랑과 부성 본능 사이를 오가며 한 여자를 지키는 모습에서 바위 같은 그의 매력이 빛난다. 첫 성인 연기에 도전한 문근영은 기존의 발랄한 이미지를 벗고 우수에 젖은 숙녀의 모습을 선보였다. 연기 스펙트럼의 변화가 눈에 뜨일 정도는 아니지만 전체 영화 톤을 안정감있게 이끌었다는 점에서 일정 정도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이철하 감독은 CF 감독 출신답게 푸른 초원 속의 고성 같은 대저택과 순백색의 들판, 갈대와 들꽃으로 가득한 늪 지대 등을 볼거리로 배치해 시각적 쾌감을 높였다. 하지만 영화의 핵심이라 할 가짜 남매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는 남녀간의 사랑에서 필수불가결하게 발생하는 떨림과 설렘이라는 감정이 빠져 있다. 키스신 하나 없이 사랑에 빠진 남녀의 참모습을 그려보겠다는 감독의 욕심이 과했던 탓일까. 영화는 9일 개봉한다. 입력시간 : 2006/11/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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