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케이블, 방송컨텐츠 개발 이끈다

자본 열악하지만 아이템·소재 개발 공중파TV 압도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공중파 TV를 제치고 각종 케이블 채널들이 방송 컨텐츠 개발 및 확산에 앞장서고 있어 화제다. 지난 8일 오후 6시경 서울 장충체육관은 운집한 8,000여 관중들로 입추의 여지없이 붐볐다. 정원을 넘어 입장하지 못한 관객만 2,000여명을 헤아렸을 정도. 이들은 운동 경기나 가수 콘서트가 아니라 온게임넷이 주관하는 '코카콜라 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을 구경하기 위해 몰린 관객이었다. 게임인구의 확산은 일반적인 경향이지만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추세 전환은 여러 게임채널의 덕택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 이에 따라 게임룸이나 대학교 홀 등지에서 열리던 결승전도 체육관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의 수준으로 부상했다. 최다 관객 기록이 지난 5월의 4,000여명임을 감안한다면 불과 몇 달 새에 배 이상의 관객 동원에 성공한 셈이다. 또 게이머들의 사생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나 유명 대전의 내용을 분석하는 겜비씨의 '비법! 스타천하' 등이 생기며 게임의 인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반신반의 끝에 시작된 요리 채널 '채널F'도 개성있는 요리를 선호하는 추세에 발맞춰 승승장구중이다. 최근에는 채식이나 다이어트 관련 요리만을 소개하는 '식물나라 생생쿡' '장 삐에르의 맛있는 다이어트 요리' 같은 프로그램까지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정보면에서도 케이블 채널이 앞서간다. 예술영화TV는 오는 13일부터 장소 헌팅맨 같은 영화계의 인물, 이색소재만을 발굴하는 '충무로VJ' 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이 채널은 영화 음악 이야기 등 독특한 컨텐츠의 영화 정보 프로그램을 다수 편성중이다. 운영자 월드와이드넷 측은 아예 영화 정보 컨텐츠만을 담은 채널을 만들어 위성방송을 통해 공급할 계획. 영화 제작과정을 세세하게 전하는 국내 유일의 메이킹 필름 프로그램으로 방송 6년째에 접어든 Q채널의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이야기'도 마니아들의 성원을 한 몸에 받는다. 이들이 그간 만든 56편의 메이킹필름은 자료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경제 채널인 MBN도 이름에 걸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영화 펀드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레디고 시네펀드' 와 특정 컨텐츠의 가치를 매기고 보완점 등을 제시하는 '와! 콘텐츠' 등이 그것. MBNs도 주식 투자의 고수들이 벌이는 토론을 전달하는 '고수vs고수'를 신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어린이 채널 대교방송의 방송국견학 프로그램,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트렌드를 분석해보는 SDN의 '월드 패션 리뷰'등이 독특한 아이템으로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부동산 정보만을 소개하는 부동산TV는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채널이다. 케이블 채널의 트렌드를 읽는 발 빠른 편성은 열악한 자본으로 공중파와 경쟁해야 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새 아이템 개발에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소재 개발에 주력하지 않고 케이블에서 개발한 포멧을 세련되게 재가공, 방영하곤 하는 공중파의 안일한 태도는 비난 받아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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