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윤창중 성추문 한점 의혹없이 진실 밝혀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은 12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이남기 홍보수석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사과문 발표는 10일 이 수석에 이어 두 번째다. 윤씨가 11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의 귀국종용을 주장하면서 은폐 논란이 일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창중 스캔들이 이제 청와대 스캔들로 비화될 조짐이다.


윤씨와 청와대의 진실 공방은 단순한 논란 수준을 넘는 중대한 사안이다. 윤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서 도망치듯 귀국한 것을 이 수석의 종용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수석은 “그런 바 없다”고 말했다. 누군가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윤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을 속이고 범죄행위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시도한 것이 된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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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석이 사건 발생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출국 직전 윤씨와 만난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뒤늦게 인정한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과 전용기에 5시간이나 같이 있었으면서 보고를 안 했다는 점도 이상하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24시간이나 눈뜬 장님 노릇을 해야 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사태의 본질인 윤씨의 성추행 의혹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는 “(피해 인턴의) 허리를 툭 한차례 쳤을 뿐”이며 호텔 방으로 부르지도 않았다고 했다. 피해자의 진술과는 정반대다. 그가 그렇게 당당하다면 미국으로 가 조사를 받는 게 당연하다. 국내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윤창중 스캔들의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 국민이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추문으로 전세계의 조롱거리가 됐고 국격은 크게 상처를 받았다. 이번 스캔들이 더 큰 게이트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파헤쳐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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