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와 청와대의 진실 공방은 단순한 논란 수준을 넘는 중대한 사안이다. 윤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서 도망치듯 귀국한 것을 이 수석의 종용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수석은 “그런 바 없다”고 말했다. 누군가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윤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을 속이고 범죄행위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시도한 것이 된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수석이 사건 발생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출국 직전 윤씨와 만난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뒤늦게 인정한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과 전용기에 5시간이나 같이 있었으면서 보고를 안 했다는 점도 이상하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24시간이나 눈뜬 장님 노릇을 해야 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사태의 본질인 윤씨의 성추행 의혹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는 “(피해 인턴의) 허리를 툭 한차례 쳤을 뿐”이며 호텔 방으로 부르지도 않았다고 했다. 피해자의 진술과는 정반대다. 그가 그렇게 당당하다면 미국으로 가 조사를 받는 게 당연하다. 국내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윤창중 스캔들의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 국민이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추문으로 전세계의 조롱거리가 됐고 국격은 크게 상처를 받았다. 이번 스캔들이 더 큰 게이트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파헤쳐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