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개점 2주년 맞은 빅마켓 금천점 가보니



지난 24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시흥대로 인근에 위치한 빅마켓 금천점. 매장 1층에 들어서자 기존 대형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형 카약과 차량용 트레일러가 시야에 들어왔다. 고객이 가장 뜸한 오후시간이었지만 식품매장에는 저녁 반찬거리를 마련하려는 주부들로 연신 북적댔다. 이곳은 2년 전만 해도 롯데마트 금천점이었다. 하지만 빅마켓으로 간판을 바꿔단 후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목동에서 왔다는 주부 안소영(37)씨는 "전에는 코스트코 양평점을 찾았는데 요즘에는 빅마켓을 주로 오는 편"이라며 "상품도 다양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도 있어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야심차게 선보인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이 출범 2주년을 맞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초기에는 미국 코스트코와 흡사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상품군을 꾸준하게 확대하고 고객 편의성에 주력하면서 토종 창고형 할인매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빅마켓은 대형마트와 달리 연회비를 내는 회원제로 운영한다. 상품 종류도 대형마트가 6만개에 달하는 반면 빅마켓은 3,000여개 수준에 불과하다. 낱개가 아닌 묶음 단위로 상품을 구입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매장의 꾸밈새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안내하는 직원도 적다. 대신 가격 경쟁력이 대형마트보다 월등하다.

빅마켓은 2012년 6월 금천점 오픈때만 해도 코스트코의 아류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개점 2년이 지나면서 코스트코와는 차별화된 마케팅과 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창고형 할인매장의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했다.


우선 상품설명부터 뜯어 고쳤다. 코스트코가 가격과 단위만 적어놓는 것과 달리 할인금액과 상품설명을 가격표에 함께 표기했다. 상품을 담는 박스는 색상을 넣고 디자인을 변경해 칙칙한 이미지를 없앴다. 창고형 할인매장의 특성상 공산품은 판매준비완료포장(Retail Ready Package)으로 불리는 포장용 박스에 담기는데 이를 개선해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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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수단을 다변화하고 멤버십포인트를 도입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코스트코에서는 현금과 신용카드 1종(삼성카드)만 결제할 수 있고 별도의 포인트 적립이 없다. 반면 빅마켓은 신용카드 3종과 현금카드, 롯데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구매금액의 0.5%를 롯데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지난해에는 개점 1주년을 맞아 전 회원의 연회비 유효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멤버십포인트를 2배로 적립해주는 '빅멤버 플러스'까지 도입했다.

신선식품에 대한 투자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매장에 마련된 대형 '쿨링존'에서 야채와 과일을 섭씨 15~18도의 온도로 관리하고 전담 직원을 배치에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쥐가 들어간 미국산 유기농 냉동채소를 팔고 손 소독제를 생선회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뿌린 것으로 드러나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장명희 빅마켓 금천점장은 "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병행수입과 직접구매를 통해 수입산 실속 상품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며 "부모와 매장을 찾은 아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도 빅마켓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국내에 모두 104개의 롯데마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빅마켓은 1호점인 금천점을 비롯해 4개에 불과하다. 경쟁매장인 코스트코(11개)와 이마트(139480) 트레이더스(7개)에 비해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이르면 연말쯤 빅마켓 일산점을 개장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빅마켓 출범 2주년을 맞아 다음달 9일까지 인기 상품을 최대 40%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기간에는 회원이 아니어도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민휘 롯데마트 빅마켓상품부문장은 "기존 대형마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회원제 할인점만의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며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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