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수입차 '가격경계' 붕괴
3,000만~5,000만원대 중저가모델 잇단 출시'수입차=수억원대 고가' 통념깨고 대중화 나서파이브헌드레드·어코드등 주문폭주에 '웃음꽃'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경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수입차=수억원대의 고가차’라는 통념을 깨고 국산 중ㆍ대형차에 맞서 3,000만~5,000만원대의 라인업을 강화하며 수입차 대중화시대를 활짝 열어 젖히고 있다.
특히 포드와 혼다,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은 국내 자동차시장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파이브헌드레드’와‘어코드’,‘300C’시리즈를 앞세워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이들 물량은 최근 수요가 몰리는 바람에 물량이 달릴 정도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파이브헌드레드(배기량 2,967cc)의 경우 대당 가격이 2,967만원으로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동급인 GM대우의 스테이츠맨2.8(〃2,792ccㆍ판매가 2,792만원)을 넘어섰고 현대차의 그랜져L330메모리팩(〃3,300ccㆍ모젠 장착시 판매가 3,794만원)에 버금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따라 출시 이후 수요가 쇄도해 밀린 주문만 600여건에 달한다는 게 포드코리아측의 설명이다.
어코드 3.0 V6 TEC모델도 지난해 5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이후 최근 누적 판매량이 2,000대를 훌쩍 넘어섰다. 대당 가격이 3,940만원으로 국산 중ㆍ대형 차량과 엇비슷한데다 토크(엔진의 힘을 나타내는 회전력)가 23kgㆍm로 시동과 동시에 시원한 가속력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잘 맞추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초부터 국내에서 시판중인 300C는 3분기 들어 판매량이 급증, 9월에 125대를 판매했으며 지난달에도 비슷한 실적을 기록하는 강세를 타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관계자는“워낙 인기가 높아 별도의 판촉활동이 필요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특히 주력모델인 3.500cc급 차량은 대당 가격이 5,680만원으로 현대차의 에쿠스 3.5(최고가 5,446만원)와 비슷할 뿐 아니라 유럽의 고급차량처럼 후륜구동방식을 과감히 채택해 승차감을 개선시켰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폭스바겐의 인기차종인 골프(2.0FSI 기준 판매가 3,180만원), 푸조의 206㏄(판매가 3,300만원), 사브9-3(1,988cc 기준 판매가 3,990만원) 등도 국내에서 대중적 기반을 닦으며 수입차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들이 대중적인 중저가 모델들을 국내에서 속속 출시하면서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의 가격 경계가 파괴되고 있다”면서“여기에다 수입차업체들이 그동안 취약점으로 여겨졌던 애프터서비스망까지 확충하면서 마케팅에 자신감을 갖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5/11/03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