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월 영화의 비에 젖어보자

여름 성수기가 시작됐다. 3,4월 비수기를 보낸 극장가는 5월 어린이날등으로 이어지는 주말 연휴를 맞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이미 개봉하는 등 관객몰이에 나섰다. 이에 따라 빠르게는 지난 1일부터 연휴를 맞거나 아니면 주말연휴나 석가탄신일(8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는 많은 관객들이 극장가로 몰릴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성과 완성도를 겸비해 지난달말부터 극장가 화제작으로 입에 오르는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엑스맨 2` `나비` `별`등 다양한 장르의 색다른 영화들이 여러 성향의 관객들을 유혹한다. 이미 개봉됐거나 개봉되는 영화들을 살펴본다. ■쏟아지는 한국영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1986년의 사회 그리고 사건담당 형사들의 관점에서 그린 `살인의 추억`이 지난달 25일 일찌감치 개봉돼 전국관객 60만명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봉준호감독의 연출, 송강호의 웃음유발자와 초라한 패배자를 넘나드는 연기는 관객들에게 킬킬거리고 웃다가 자기도 모르게 꼼짝할 수 없은 슬픈공기속에 갇혀버리게 한다. 같은날 개봉된 `보리울의 여름`(감독 이민용)은 시골 아이들의 축구 이야기를 그린 `착한 영화`다. 30일에는 김민종ㆍ김정은 주연의 `나비`(감독 김현성)와 유오성주연의 `별`(감독 장형익)이 잇달아 개봉됐다. `별`은 1년뒤 폼나게 돌아오겠다며 고향을 떠난 민재가 깡패와 제비로 전전하는 동안 은지도 서울로 올라와 군 실력자의 첩이 된후 우연히 재회한 둘이 다시 사랑을 확인하고 함께 떠나려 하지만 민재가 삼청교육대로 끌려가면서 파경을 맞는 은지의 순애보를 그린 내용이다. `별`은 직장에서는 최고의 성실한 직원, 그리고 거리의 불쌍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착한 남자`지만 낯가림이 심한 남자 영우와 같은 성향이지만 좀더 밝고 명랑한 여자의 사랑을 그린 멜로물이다. 어느날 뺑소니범으로 몰린 영우가 도시의 삶에 혐오를 느껴 남들은 `유배지`로 여기는 소백산 중계소 파견을 자청하고 그곳을 배경으로 산자락에 뿌려져 있는 눈벌판, 그 위로 뻗어 있는 창공 등이 아름답게 그려지며 영우의 인간애를 만날 수 있다. ■블록버스터 등의 외화 단연코 `엑스맨 2`(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화제다. 미국에서 40년간 인기리에 발간된 슈퍼 히어로 만화의 영화판 제2탄이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괴한이 침입한다. 인간의 눈에 포착되지 않을 만큼 빠른 움직임. 경호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괴한은 `돌연변이에게 자유를`이라는 구호가 새겨진 단도를 남겨둔채 사라진다. 이후 돌연변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돌연변이 전문가 스트라이커는 문제의 진원지로 사비에 영재학교를 지목하고 소탕작전에 나선다. 무공비급이라는 맥거핀을 차지하기 위한 강호 영웅들의 격돌이 울버린, 미스틱, 위풍당당한 악당 매그니토까지 각각의 캐릭터와 액션이 1편보다 더욱 화려하게 연출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1일 개봉하는 `메이`(감독 러키 매키)는 어려서 약시로 `해적안대`를 하고 다녔고 성년이 되도록 친구를 사귀지 못한 주인공 메이가 자기만의 잔혹한 방식으로 친구를 만드는 과정이 엽기적으로 그려지는 호러물이다. 첫 장면인 피를 철철 흘리는 한쪽 눈을 부여잡고 울고 있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의 참혹한 사건을 암시한다. 8일 개봉되는 `어댑테이션`(감독 스파이크 존스)은 상반된 성격의 쌍둥이 역을 소화한 니콜라스 케이지의 1인2역 연기와 크리스 쿠퍼의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동시 석권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엉뚱하고 발랄한 재미를 선사한다. 같은날 개봉하는 `드림캐처`(감독 로렌스 캐스단)는 여름 공포영화 시즌을 알리는 작품. `캐리` `미져리`등의 공포영화 원작자로 유명한 스티븐 킹의 원작을 15년만에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에 잠시도 긴장을 풀 틈이 없을 만큼 소름이 돋고 머리털이 쭈뼛해지는 장면과 특수효과가 만들어낸 괴물의 사실성이 돋보인다. `드림캐쳐`의 막이 오르기 전에 워쇼스키 형제의 애니메이션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상영시간 9분)이 보너스로 상영된다. 극영화 `매트릭스`를 모티브로 삼아 만든 `애니매트릭스`시리즈 9편 가운데 `매트릭스 2:리로리드`의 단서를 제공해 `매트릭스 1.5`라고 불린다. ■애니메이션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故정채봉의 짧은 동화를 엷은 빛 수채화로 옮긴 애니메이션 `오세암`(감독 성백엽)이 1일 개봉한다. 다섯살 아이가 부처가 됐다고 해서 `오세암`이라 이름 붙여진 암자에 얽힌 전설을 바탕으로 삼아, `오세암`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섬세하게 덧칠했다. 앞을 볼 수 없는 누나 감이와 다섯살난 길손이가 선사하는 낯익고 따뜻한 한국적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노노케 히메`가 지난달 25일 개봉됐다. 자연의 편에 서서 인간에 맞서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중세를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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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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