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꿈을 먹고 자라는 증시… 다시 희망의 해가 뜬다

미리 준비하는 2015년 투자전략

지배구조 개편… 배당 확대… 中 관련주… 3가지를 주목하라

■ 증권사 전망 통해 본 을미년 투자 테마는



규제환경 변화… 낮은 주가 …

삼성·현대차(005380)·롯데그룹 등 지배구조 전환점 예상


정부 배당 활성화 정책에 투자자 요구도 갈수록 높아

고배당주에 주목할 만

中 소득수준 향상 수혜… 가전·화장품 관련주 유망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 한 해는 주식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지면서 삼성 그룹주들의 주가가 요동쳤고, 11월에는 삼성SDS, 12월에는 제일모직 등 오랜만에 대형주들이 공모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기업들의 배당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주식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도 고가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고 신배당지수를 발표하는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제도)은 우리나라 시장에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다. 한국에 투자했던 글로벌 자금들이 한국 대신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9월 중순 이후 미국 달러강세의 영향으로 인한 외국인 이탈, 일본의 엔저 공세로 인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증시에 큰 타격을 줬다.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면서 코스피지수도 크게 출렁였다. 지난 1월2일 1,967.19포인트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7월30일 2,082.61포인트까지 오르며 2,1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으나 올해를 한 달 앞둔 시점인 현재 다시 2,000선을 밑돌고 있다.

어쩌면 이런 시기에 다시 희망과 상승을 얘기하는 것이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했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만이 침체된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배구조 개편 △배당 △중국에서 2015년의 희망을 찾고 있다.

2014년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변동이 유난히 심했던 한 해였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물산 등 17개 종목이 상장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주가 상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삼성전자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분기가 거듭될수록 악화된 실적도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시총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전체 유가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포인트 이상 줄었다.

시총 2위인 현대차는 일본의 엔저 공세로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9월 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부지를 고가에 매입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외국인들은 주주가치를 훼손한 현대차 주식을 대거 내다팔며 주가를 떨어뜨렸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유난히 빛을 발했던 종목은 아모레퍼시픽(090430)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 덕분에 주가도 크게 올랐다. 올해 초 100만원 초반대에 불과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현재 두 배 이상 올랐다. 시총 순위도 연초 44위에서 15위권까지 훌쩍 뛰었다.

이런 와중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인물들의 관련 테마주들은 대선을 3년이나 앞둔 시점에서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시장에 마땅한 성장 테마가 없다 보니 테마주 중에서도 테마가 빈약하기로 유명한 정치인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 것이다.

2014년 시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명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올해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주요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 △배당 확대 △중국 관련주 테마는 오히려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뚜렷한 색채를 띨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오는 18일 핵심 계열사인 제일모직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롯데그룹 등 다른 그룹들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주시하면서 지배구조 변화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또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연말을 앞두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뒀던 중국은 최근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경기부양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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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요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및 유망 종목 전망에도 이들 테마가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에 발표한 내년도 증시 전망에서 "2015년은 대기업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며, "특히 삼성·현대차·롯데 등 이른바 거함의 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에 과거의 지배구조 변화와는 규모나 상징성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는 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추진되고, 내년에는 과세 이연 일몰, 2017년에는 금산분리 강화 등 규제환경 변화가 예정되어 있고, 삼성전자가 이익 감소기에 진입하면서 지배구조 변화에 유리한 낮은 주가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장기적으로 배당 확대 유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팀장은 "지배구조가 정리되고 난 후에는 배당을 통한 오너의 부 증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배구조 정리 이후 마지막 수순은 배당 증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배당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증시 전망에서 "고령화에 진입하면 장기적으로 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지속적인 성장성 후퇴로 장기금리는 하락하는 반면 배당에 대한 요구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에서도 정부가 유보금에 과세를 해서라도 투자와 배당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시장의 분위기도 연기금 의결권 강화 등 배당 활성화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기존 고배당주에 이어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테마다. 삼성증권은 "올해 시장의 중심이 된 테마 중 하나는 중국인들의 한국 인바운드 붐이었다"며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아웃바운드 증가세 지속과 홍콩의 중국 인바운드 규제, 중국 내 신한류 열풍 등으로 인해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인들의 자주 이용하는 복합리조트 업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가전업체나 화장품 관련주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목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 항공주 원가절감 수혜 "유망"
정유주는 마진 악화 "피해야"

고병기 기자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저유가 시대에 대비한 투자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지난달 28일 배럴당 65.94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인 지난 6월말의 배럴당 107.3달러에 비해 38.5%나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 같은 국제유가 하락세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도 저유가 시대에 유리한 유망 종목과 투자를 피해야 할 종목들을 선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유가하락으로 기대를 모으는 업종은 항공 관련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가 하락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류비는 전체 항공물류원가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실제 증권사들은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조정 하고 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올렸다.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는 기존 4만6,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올렸으며, 아시아나항공은 4,300원에서 6,400원으로 올렸다.

이에 앞서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5,2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렸다.

반면 정유주는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악화돼 실적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GS와 에스오일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7일 석유수출기구(OPEC)가 감산하지 않기로 한데다 미국 셰일 가스 생산 가격의 한계점 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저유가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투자 시 저유가를 중요한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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