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회장 2선후퇴·자구 적극추진/윤곽 드러내는 위기돌파 카드

◎사장단·임원이어 부장급도 추가 감원/정부·채권단 거부땐 「저항카드」도 검토기아그룹의 「위기돌파 카드」가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기아가 마련한 수순은 ▲김선홍회장의 2선후퇴 ▲강도높은 자구노력 ▲정부 및 채권금융단과의 관계개선 등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정부·채권단과 기아사이의 최대쟁점인 김회장의 거취는 일단 강도높은 자구노력으로 정부와 채권단을 설득하되 이것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경영일선 퇴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스크바 모터쇼에 참가하고 있는 김회장은 러시아 프로젝트를 챙긴 뒤 이달말 귀국, 이르면 9월초에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방침이다. 여전히 기아가 추진하는 최선책은 김회장의 현직고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 지난 24일 대대적인 감축인사로 시작된 자구노력은 김회장의 회장직 고수가 채권단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구노력의 장애가 아니며, 도리어 그 주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게 일차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제혁사장은 이같은 카드로 채권단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 카드가 수용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에따라 기아는 최종카드로 김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경영일선에서 후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명예회장으로 일해온 김상문씨가 퇴진, 기아에는 명예회장이 없다. 이럴 경우 김회장의 역할은 크게 바뀐다. 기아의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정세영명예회장과 같은 일을 하게 될 것』으로 밝힌다. 국익차원에서 개인의 능력으로 추진해온 해외프로젝트를 챙기고, 계열사간 업무조정 등 극히 제한적으로 경영에 관여한다는 것. 대신 실질적인 경영은 박사장을 비롯한 유영걸기아자판사장, 송병남 기아그룹경영혁신기획단 사장, 정문창 아시아자동차사장 등 소장경영자들이 맡는 책임경영 체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는 사례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확인된다. 이번 인사에서 비서실을 맡은 이모이사는 박사장의 최측근인 반면 그동안 김회장을 보좌해온 김모이사는 퇴진했다. 홍보조직을 사장실 소속으로 배치하려는 것도 박사장의 권한강화와 맥을 같이하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김회장의 선택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아직 미지수. 하지만 기아는 정부와 채권단이 김회장의 사표를 요구하는 것은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뜻이라면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카드를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카드 마저 거부된다면 기아는 보다 강도높은 「저항카드」나 김회장의 「사표제출」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대한 기아의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 이는 김회장의 2선퇴진 카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아는 「저항카드」로 「최악의 사태」를 상정한 구체적인 실행방침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아는 이와함께 임원감축 범위를 임원에서 부장급 등 간부로 대폭 확대하고, 부동산 매각 등 실질적인 자구노력에 피치를 올려 정부와 채권단의 불신해소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아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용인연수원 매각과 관련, 금융업체인 D사와 가계약을 체결하는 등 부동산매각도 활기를 띠고 있다』며 『채권단은 물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자구노력을 전개할 것』으로 밝히고 있다. 기아는 이와함께 그동안 정부 및 채권단과 대립양상으로 비춰져온 관계의 개선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에따라 기아는 시나리오설과 같이 정부를 자극하는 주장은 가능한 삼갈 계획이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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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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