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키움증권, 우리자산운용 인수 '뜻밖의 도전'… AUM 덩치 키우기 겨냥

주식·채권형 공모펀드 확대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대

키움증권이 예상을 깨고 우리자산운용 인수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뭘까. 키움증권은 자회사인 키움자산운용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우리자산운용 인수에 나섰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21일 우리금융지주 증권계열 자회사 중 우리자산운용에 대한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당초 우리자산운용 인수 후보군에 키움증권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터라 시장은 놀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할 경우 키움자산운용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온라인 채널이 발달된 키움증권을 통해 우리자산운용의 공모펀드를 판매하면 양사 모두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우리자산운용 인수 추진은 우리투자증권 매각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ㆍ우리자산운용ㆍ우리아비바생명ㆍ우리금융저축은행) 전체를 인수하고자 한 후보가 제시한 우리자산운용 인수가격보다 키움증권의 제시 가격이 높을 경우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

업계는 키움증권이 키움자산운용의 AUM(펀드+일임자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우리자산운용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현재 키움자산운용의 AUM은 6,295억원에 불과하지만 우리자산운용은 21조4,498억원이다.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하면 키움자산운용은 단숨에 국내 10대 대형운용사로 올라설 수 있다.

수익성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0년 9월 키움자산운용을 설립하며 자산운용업에 진출했지만 키움자산운용은 설립 이후 분기 기준으로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아직까지 마땅한 공모펀드도 없는 실정이다.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할 경우 키움자산운용은 주식형ㆍ채권형 공모펀드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고 상장지수펀드(ETF)는 물론 한국형 헤지펀드 등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수 있다. 현재 키움자산운용은 ETF로 'ikon100'하나만 운용하고 있지만 우리자산운용은 14개의 ETF를 보유하고 있으며 운용순자산만도 8,773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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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를 통해 증권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지만 키움자산운용은 그렇지 못했다"며 "키움자산운용 입장에서 우리자산운용은 매력적인 매물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인수 시도에 대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이 국내 10대 대형 운용사에 들기는 하지만 지난 2007년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자산운용은 불완전 판매 논란에 휩싸였던 '파워인컴펀드'손해배상에 집중하느라 최근까지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리자산운용이 아직 '파워인컴펀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여전히 조직을 정비 중인데 키움증권이 인수에 나선다고 해서 다소 놀랐다"고 전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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