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있어야 外風 이길수있다
벤처경기 나빠지고 환율하락등 악재불구
신기술인증등 373개사 매출·수출 급증세
월드컵에서 이룩한 4강 신화를 우리 경제ㆍ산업에서도 이어가자는 목소리가 그 어느때 보다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중기ㆍ벤처들도 다소 느슨해졌던 고삐를 다시 조이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의 선전에서도 보았듯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없었다면 4강 신화는 물론 온 국민과 전세계를 놀라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소ㆍ벤처들에게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은 외풍에도 끄떡없는 기술력이다.
지난 96년에 설립된 ㈜프로써트(대표 안성묵,)는 PCB(인쇄회로기판)에 다이오드나 IC등을 0.104초만에 하나씩 꼽아주는 2헤드 자동삽입기를 미국의 UIC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한 업체다. 브랜드 파워는 아직 약하지만 성능과 품질은 미국 UIC 보다 오히려 앞선다. 우수한 기술력은 경영성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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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첫해 12억원이었던 매출은 매년 급증해 2000년에는 50억원까지 올라갔다. 90%이상을 수출하고 있지만 지난해 세계경기가 싸늘하게 식었을 때도 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환율급락으로 수출기업들이 고심하고 있을 때 이 회사는 당당히 수출가격을 올려가며 대응하고 있다. 세계최고 유일의 기술력이 웬만한 외풍을 잠재우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또다시 벤처경기가 나빠지면서 벤처들이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술력을 갖고 있는 회사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벤처컨설팅회사인 벤처포트의 김종주 이사는 "펀딩 환경이 나빠질수록 투자가들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매출이 중요하지만 사실 중소벤처기업의 매출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기술력이다"고 말한다. 그는 또 "기술력이 있는 회사는 생존력도 훨씬 강하며 최근에는 기술확보를 위한 M&A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표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의 조사자료를 보면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말까지 신기술(NT), 우수기술제품(EM) 인증을 받은 업체는 373개사. 이중 부도업체는 단 4개사. 지난해 우리나라 5인이상 제조업의 부도율이 5.3%에 비해 이들 업체들의 부도율은 1%에 불과하다. 1인당 매출도 일반기업에 비해 훨씬 많다.
이들 기업의 2000년 1인당 매출액은 3억2,000만원. 우리나라 제조업 1인당 평균매출액 2억1,000만원 보다 훨씬 높다. 매출 신장률은 더욱 차이가 난다. 이들 기업의 1인당 평균매출액은 지난해 4억3,000만원.
2000년의 3억2,000만원에 비해 34.4%나 증가했다. 우리경제가 상당히 고도화된 만큼 국내에서 인정되는 기술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이들 인증업체들의 지난해 수출증가율은 49%. 같은기간 우리나라 제조업 수출은 12.7%나 감소했다.
더 이상 우리 중기ㆍ벤처들에게 기술개발은 이제 '여유있는 기업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말 중소기업청이 중소ㆍ벤처의 기술개발 지원과 우수 아이디어의 및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지원업체 신청을 받은 결과 약 20일간 무려 1,686건의 신청이 쇄도했다.
특히 이중에는 창업 3년미만의 초기기업이 67.7%, 예비창업자도 22.5%나 차지해 이제 기술력 확보는 중기ㆍ벤처들의 '사활을 건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개발을 원하는 중소ㆍ벤처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말 재정경제부는 산업기술연구 및 개발에 사용되는 290개 품목에 대해 관세감면 대상품목으로 새로 확정했다.
반도체분야의 ▲ 박막결정화장비 ▲ 원심분리기 ▲ 감광액제거기, 기계분야의 ▲ 자유곡면가공기 ▲ 피로시험기 ▲ 엑스선측정기, 우주항공산업분야의 ▲ 연료공급장치 ▲ 데이터저장장치, 방송분야의 ▲ 동영상서버 ▲ 영상분석기 ▲ 디지털프로젝터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 제품들은 7월부터 1년간 기본관세율에서 80%가 감면된 1.6%의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신기술 투자예산도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등 신기술산업의 투자비중을 현재 26.6%에서 오는 2006년까지 36%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또 신기술산업 투자도 종래의 IT 중심에서 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중심으로 확대, 전환키로 했다.
정부지원이 확대되고 우수기술을 확보한 중소ㆍ벤처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이 어려워하고 있는 부문이 있다. 바로 국내외 홍보와 해외시장 개척의 어려움이다.
기술표준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NT, EM 인증업체의 34%가 우수기술 및 제품의 국내외 수요창출을 위한 홍보가 가장 어렵다고 대답했다.
우수인재의 확보도 중기ㆍ벤처들의 기술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구로공단에서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콘덴서를 생산하고 있는 중견코스닥업체 S사 총무부장 K씨는 "생산직 근로자는 물론 관련 장비 및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직 근로자를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며 "중견중소기업들에 연구개발 능력을 갖고 있는 젊은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나 정책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