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수형 ELS로 돈 몰린다

주가 2,000안팎 오락가락… 마땅한 투자처는 안보여

"하락해도 수익가능 상품" 증권사 앞다퉈 모집 나서

발행량 꾸준히 증가 추세


최근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박스권 상단으로 간주되는 2,000선 부근에서 움직이는데도 불구하고 코스피200을 활용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코스피 2,000포인트대에서 가장 매력적인 상품은 지수형 ELS"라고 여기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판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과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량(공ㆍ사모 합계)은 4조2,153억원으로 이 중 코스피200 등 국내 지수와 해외 지수를 조합한 ELS 비율이 76.7%에 달했다. 국내 지수만으로 발행된 ELS 비율도 19.2%에 이른다. 반면 국내 개별 종목만으로 구성된 ELS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국내 지수와 해외 지수를 혼합한 ELS 판매액은 올해 2월 2조2,866억원에서 지난달 3조2,279억원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 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990~2,010선에서 움직여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는데도 지수형 ELS 발행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발행되는 ELS는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조합한 ELS다. 올해 1월 발행량은 2,20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8,899억원까지 늘어났다.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박스권 상단인 2,000선 언저리에 움직이는데도 코스피200을 활용한 ELS 발행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투자자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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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 팀장은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 2,000대에서 펀드에 가입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지난 5년간 학습효과를 통해 깨달았다"며 "지수형 ELS는 코스피지수가 2,000대에서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ELS는 스텝다운형으로 기초자산 주가가 판매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6개월마다 조기 상환되고 원금과 미리 정해진 수익금을 주는 데 이런 점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날만 해도 KDB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현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앞다퉈 코스피200을 활용한 ELS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로 유로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코스피지수·HSCEI에 더해 유로스탁스50(Euro stoxx50)지수까지 포함해 설계된 ELS 출시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안정성이 높은 점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요소다. 종목형 ELS는 기초자산인 개별 종목의 주가가 만기(보통 1·3년) 안에 40~50% 넘게 빠질 가능성이 존재해 원금을 까먹고 청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011년 3월 LS와 삼성증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3년 만기 '우리 4287호' ELS는 삼성증권 주가가 지난 3년 새 급락하면서 50%가량의 손실을 내고 청산됐다.

하지만 지수형 ELS는 외부 변수로 지수가 폭락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들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한국투자증권 '아임유 ELS 4718회'는 만기인 3년 안에 코스피200·HSCEI가 반 토막 나지 않으면 19.80%(연6.6%)의 수익을 지급한다. KDB대우증권의 제1만1422회 ELS는 코스피200·HSCEI·EuroStoxx50지수가 3년 안에 6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10.40%의 수익을 제공한다.

국내 ELS의 주요 지수로 많이 사용되는 코스피200·HSCEI·EuroStoxx50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50% 이상 폭락하는 경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등 큰 외부 변수가 존재할 경우"라며 "코스피200지수는 다른 해외 지수 대비 하방경직성이 견고하고 EuroStoxx50도 유럽 재정위기 완화로 급락하기보다는 앞으로 우상향 패턴을 띨 것으로 보여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ELS를 선택할 때는 증권사 신용도를 고려해야 한다. 한 증권사 상품개발 관계자는 "ELS는 증권사 입장에서 고객에게 일정 수익을 지급해야 하는 채권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발행사에 신용 사건이 발생하면 투자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증권사 신용도를 고려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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