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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의 10%를 웃도는 8억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구촌 사람들이 4.74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67년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이 주창한 '6단계 이론'보다 한 단계 이상이 줄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한 결과다.
정보기술(IT) 연구개발자들은 모바일 중심으로 IT 환경이 이동할수록 세상은 좁아지고 소통의 올이 더 촘촘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만인(萬人)의 만인에 대한 관계 맺기'는 무선인터넷과 SNS 등 스마트 도구를 통해 활발해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으로 기부할 수 있는 '사랑의 열매' 앱을 내놓았는데 20~30대에 비해 스마트폰에 친숙하지 않은 40~50대의 기부액 비중이 절반을 넘고 있다. 올 들어 SNS로 어려운 이웃의 사연에 리트윗(RT)을 하면 1회당 행복주식 1주(5,000원)를 모금회가 기부하는 소셜 기부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최근 한 유방암 환자에 대한 사연에 리트윗 800개를 목표로 잡았는데 실제로는 1,200여건이 넘어 환자에게 400만원이 기부됐다"며 "직접 기부하지 않더라도 SNS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향후 예비 기부자를 만들어내는 순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부터 매달 불우이웃 대상자를 한 사람씩 선정해 소셜 기부를 한 결과 5만명이 넘는 SNS 사용자가 참여, 3,000만원 넘게 모금했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최근 게임도 즐기고 쌀도 기부하는 '프리라이스(free rice)' 한국어 버전을 내놓았다. 정답을 고를 때마다 10톨의 쌀알이 적립돼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전달된다.
개인화 경향 속에서도 소셜네트워크는 주변을 돌아보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타인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된다.
대한적십자사의 트위터는 3만명에 달하는 팔로어(메시지를 받아보는 사람)를 갖고 있다. SNS로 혈액 급구를 알리면 수시간 내 필요한 혈액공여자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서울지역이 집중폭우로 물난리를 겪었을 때도 SNS가 위험지역과 재난상황 등을 방송보다 신속히 알리는 통로가 돼 위력을 재확인했다.
미국 구직SW 업체 잡바이트에 따르면 페이스북ㆍ링크드인ㆍ트위터 등 SNS를 통해 지난해 미국에서 1,440만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잡바이트는 구직자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트위터 등 3개 SNS를 항상 주시했고 SNS에서 평균 150번 이상 접촉했다고 분석했다. SNS가 단순한 소통도구를 넘어 구직의 결정적 통로가 되고 있는 셈이다.
기업 채용 담당자들도 SNS를 우수한 인재 발굴의 매개체로 활용한다. 기업계정을 만들어 채용계획과 일정을 올리고 경력 위주의 구직자 리스트를 챙기기도 한다.
소셜 구인 플랫폼 업체인 잡매직의 진드리치 리스카 최고경영자(CEO)는 "SNS가 다양한 방법으로 구직자와 기업들을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