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는 13일 지난해 일본의 실질 GDP가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명목 GDP는 전년 대비 2.8% 감소한 5조8,723억달러(468조738억엔)에 그쳐 1년 전 추월 당한 중국(7조2,960억달러)과의 격차가 1조4,000억달러 이상으로 크게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0년 당시 일본의 GDP는 5조5,035억달러에 그쳐 5조9,310억달러를 기록한 중국에 수십년 동안 지켜온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지위를 빼앗겼다.
이처럼 지난해 일본경제가 후퇴한 것은 3월 대지진의 여파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 가파른 엔고, 태국 홍수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경기는 지난해 3ㆍ4분기 '반짝' 회복세를 보였지만 태국 홍수의 파장과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가시화하면서 지난해 4ㆍ4분기에는 불과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내각부는 지난해 10~12월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0.6% 감소에 그쳐 연율 기준으로는 GDP 성장률이 -2.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7~9월에 기록했던 1.7%(연율기준 7.0%)를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민간전문가들의 예상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기간 GDP 성장률을 끌어내린 주요인은 해외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악화다. 실제 내수는 4ㆍ4분기 실질 GDP를 0.06%포인트 높이는 역할을 한 반면 수출은 GDP를 0.64%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지난해 말 경기가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집계되자 후루카와 모토히사 경제재정ㆍ국가전략상은 이날 낮 기자회견에서 "2011회계연도 성장률이 정부가 지난달 제시한 -0.1%를 밑돌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4ㆍ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으로 부흥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해 추경예산이 집행되고 보조금제도 등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도 실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국 홍수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도 이미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증산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루카와 경제재정ㆍ국가전략상은 "경기상황을 종합해보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