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사진) 기업은행장이 "내년 중 연체금리까지는 아니어도 대출 최고금리를 한자릿수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지난 26일 충북 충주시 기업은행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객이 납득할 만한 금리체계를 고민하고 있다"며 "금리를 낮추면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언젠가는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모든 제도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조 행장은 "4ㆍ4분기 중 금리 인하를 비롯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행장은 취임 직후 행내에서는 인사 체질 변화에 주력했고 대고객 부문에서 서비스 강화와 금리 인하를 추진해왔다. 특히 조 행장은 임기 내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한자릿수로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조 행장은 기업은행의 민영화 이후 중소기업 지원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해 간접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중소기업 유관단체들은 비올 때 우산을 씌워주고 소방수 역할을 하는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 남기를 바라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과 관련, 조 행장은 연내에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동남아 작은 국가까지 모든 곳에 진출할 수는 없겠지만 올해 말까지 오대양 육대주에 네트워크를 만들 생각"이라며 "연말에 중국 뱅크오브차이나(BOC)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도 뉴델리에도 사무실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임 직후 고졸행원이나 장애인, 취약계층, 지방대, 전문대 출신 등 다양한 계층의 열린채용을 진행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조 행장은 "결과가 좋으면 (소외계층에 대한 채용을)쿼터로 묶을 생각"이라며 속내를 밝혔다.
하우스푸어 대책과 관련해 조 행장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하우스푸어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집 한 번 못 사본 사람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27일부터 연말까지 중소기업 수출금융 금리를 0.6%포인트 인하한다. 최근 국가신용등급 상향 이후 글로벌 본드 조달금리가 하락해 이를 중소기업 수출금융 금리에 반영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소ㆍ중견 수출기업들의 수출환어음매입 금리는 기존 평균 3.0% 수준에서 2.4%로 대폭 낮아지고 수혜 수출금융 규모는 약 12억달러(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