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고위관계자는 17일 "콜롬비아산 쇠고기를 19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며 "최근 콜롬비아와 FTA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수입산 쇠고기에는 40%의 관세가 붙는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미 FTA에 따라 향후 15년에 걸쳐 관세가 사라진다. 콜롬비아는 미국보다는 길게 잡았다.
콜롬비아와의 쇠고기 협상은 브라질ㆍ아르헨티나 등 축산에 경쟁력이 있는 남미 국가들과 시장개방을 논의할 때 준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9년에 걸쳐 관세를 인하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수입산 쇠고기는 수입산끼리 경쟁하는 구조여서 국내산 한우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해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쇠고기 수입은 정치적인 문제다. 농민이 쇠고기 수입에 민감해하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도 같은 맥락인데 축산농가의 불만이 많았다. 쇠고기 관세는 40%에 달하기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인하는 수입으로 직결된다.
콜롬비아는 볼리비아 등 주변국에 쇠고기를 수출한 경험이 있다. 콜롬비아 쇠고기가 들어올 경우 앞으로 브라질ㆍ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의 쇠고기도 관세인하를 통한 수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농민이 반발할 수 있다.
당장 콜롬비아 쇠고기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적다. 최근 콜롬비아산 쇠고기를 들여온 실적은 없다. 콜롬비아도 우리나라처럼 구제역 청정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롬비아를 계기로 남미산 쇠고기 수입문이 열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축산농가는 콜롬비아산뿐만 아니라 추가 시장개방을 걱정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콜롬비아 쇠고기가 곧바로 수입될 가능석은 적다"면서도 "농민이 민감해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쇠고기에 대해 관세인하를 해주기로 한 만큼 자동차 등 대(對)콜롬비아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롬비아와의 FTA는 쇠고기와 자동차가 핵심 이슈였다. 지난 4월 체결 직전까지 갔던 FTA 협상이 막판에 무산된 것도 콜롬비아는 자동차를, 우리나라는 쇠고기를 민감해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협상이 타결됐다는 것은 내용이 만족스럽다는 뜻"이라며 "자동차 등 산업 측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FTA 타결로 양국 간 교역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콜롬비아에 16억1,398만달러를 수출했고 3억8,001만달러를 수입했다. 승용차는 3억9,743만달러어치를 팔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콜롬비아의 커피(관세 8%)를 주로 수입하고 있다. FTA 체결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콜롬비아는 농수산물 수출시장을 새로 얻게 됐다. 두 나라 간 FTA 협상 타결 공식선언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의 이명박 대통령 공식 방문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