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무심코 경품 응모했다 큰 코 … 제3자 정보제공 여부 꼼꼼히 체크해야

줄줄 새는 돈 막자 … 개인정보 보호 생활 속 수칙

수상한 e메일·메시지 열어보지 말고 바로 삭제

공공장소서 인터넷뱅킹이나 PC에 개인정보 저장 금물

주민번호 대신 아이핀 이용



자영업자인 김치영(56·가명)씨는 거래처에 거래대금을 송금하기 위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통장 잔고가 1,000만원 가까이 모자랐던 것. 부랴부랴 최근 거래 내역을 조회해보니 며칠 전 새벽에 김 씨의 통장에서 800만원의 돈이 낯선 계좌로 송금된 이력을 확인했다. '말로만 듣던 인터넷뱅킹 해킹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 김 씨는 그 길로 바로 거래 은행에 찾아가 강력한 항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김 씨의 사례처럼 인터넷뱅킹 해킹 피해를 봤다면 이것은 과연 금융회사의 책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 씨는 해당 은행으로부터 단돈 1원도 보상받지 못했다. 평소 인터넷 사용이 미숙한 김 씨가 개인 PC에 인터넷뱅킹 비밀번호 및 개인 정보를 저장해놨던 것이 화근이 됐기 때문이다. 트로이목마 등 외부에서 김 씨의 PC로 침투한 바이러스로 인해 김 씨의 개인 정보가 해커들에게 유출된 것.

연초부터 KB·롯데·농협카드 등 국내 주요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대다수 국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해킹은 남의 이야기'라고 멀게만 생각했던 금융소비자들도 정작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자 2차 피해를 우려하며 분노했다.


한국은 지난해 스마트뱅킹 이용자 숫자가 3,0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세계적인 금융IT 강국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 개인정보보호 사고나 해킹 등에 대해서는 취약할 뿐 아니라 개인정보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금융거래의 비대면채널이 활성화되고 최첨단 IT 기법이 도입될수록 개인정보 유출 및 금융사고의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이제부터라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생활 속 수칙들을 실천하며 금전적 피해를 보는 일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하자.

◇무심코 응모한 경품행사…개인정보 유출 통로=일상생활 속에서도 개인 정보는 줄줄이 샌다. 무심코 참여했던 길거리 경품행사가 대표적. 우선 소비자는 경품 이벤트 참여시 개인정보 제공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벤트의 경우 대부분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구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때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금융회사나 대출중개업체 등으로 제공돼 해당 업체의 영업활동에 활용된다.

대개 대출상담 전화가 걸려오는 경우가 이런 방식으로 개인정보제공 동의한 경우에 해당된다. 다만 이 경우 상품홍보 등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면 금융회사에 개인정보의 처리정지를 요청하면 된다.

아울러 식당 이벤트 당첨을 위해 명함을 제공하거나 타인에게는 전화기를 빌려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 신용카드 명세서를 버릴 때는 개인정보를 알아볼 수 없도록 파기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원인을 분석해보면 PC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악성코드에 의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돌잔치 초대장을 보내드렸습니다'라는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유출돼 부당한 휴대폰 비용이 청구되는 등 그 기법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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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나 스마트폰에 설치된 바이러스 백신만으로는 이러한 신종 수법에 완벽히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휴대폰 메시지나 이메일로 온 자료를 함부로 열어보지 말고 출처가 확실한지 확인해보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SNS이용이 일반화되면서 SNS도 개인정보 유출 통로로 이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SNS 이용 시 프로필을 비공개로 설정하고 모르는 사람의 쪽지나 멘션, 단축URL은 열어보지 않아야 한다.

◇주민등록번호 대신 아이핀 이용=가장 흔하게 유출되는 개인 정보 중 하나가 주민등록번호이다. 주민등록번호는 한번 유출되더라도 평생 바꿀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이핀(i-pin) 이다.

아이핀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기 위한 안전한 본인확인 수단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사이트(i-pin.kisa.or.kr)에 들어가면 아이핀 발급 및 사용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때는 가급적 보안카드보다 보안성이 높은 일회용비밀번호(OTP·One Time Password)를 사용하거나 PC 지정서비스(사전에 지정한 PC에서만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 2채널 인증 서비스(인터넷 뱅킹시 휴대폰 문자나 자동응답시스템으로 본인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면 보이스피싱 같은 전자금융사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인터넷뱅킹 비밀번호는 다른 사이트 비밀번호와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대다수가 인터넷을 이용할 때, 혼란을 막기 위해 동일한 아이디와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개인정보보호에 취약하며, '123456', ' abcdef'와 같이 누구든지 쉽게 알아낼 수 있는 패턴이나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정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비밀번호 또한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다.

아울러 개인PC나 스마트폰, 인터넷 이메일 등에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저장하면 안 된다.

PC방, 도서관 등 공용으로 사용되는 PC에서는 가급적 인터넷 뱅킹 등의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 것도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기 위한 주요 수칙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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