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직관과 데이터 분석의 하모니


데이터 혁명이라고 할 만큼 빅데이터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12년 세계경제포럼은 빅데이터를 새로운 발전의 가능성을 여는 주요 기술로 지목했다. 미국은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범정부적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3.0'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공공 빅데이터를 개방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경진대회도 개최해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찾아내라고 독려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동안 데이터로부터 보지 못했던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검색 기록을 통해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는 사실을 선거 전에 이미 파악했다. 아마존은 고객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고객이 어떤 상품을 구매할지 사전에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도시에서는 범죄 예측 시스템 도입 후 범죄율이 20%나 줄었다고 하니 데이터가 가진 힘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빅데이터는 산업에서의 활용가치도 매우 크다. 건설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생산 효율성 제고를 통한 비용 감축은 물론 입찰이나 분양판매에서도 보다 정교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실시공 예방과 현장 안전성 제고, 빌딩 에너지 효율 증대, 도시 교통량 감축, 토지이용 추세 분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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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빅데이터 현상을 깊이 들여다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사람들이 미래 예측을 위해 데이터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결정의 순간에 그동안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 '직관'의 대항마로 '데이터'가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직관에 의존한 판단이 무조건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직관 역시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의 재료이다. 하지만 우리가 데이터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데이터가 사실에 기반한 수학적 사고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학적 사고는 직관과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 발생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도록 돕는다. 몇 달 전 국내 유수의 전자 업체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목적으로 빅데이터 센터를 신설하고 인력 확충에 나섰다는 기사를 보았다. 의사결정에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건설 기업 기획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건설 기업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데이터 분석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수준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 기업 내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의사결정 문화가 절실하다는 응답률은 매우 높았다. 직관과 경험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야 하는 건설 산업의 특징이 있지만 데이터 분석의 힘을 활용하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직관과 데이터 분석의 하모니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뛰어난 직관력과 명철한 데이터 분석력으로 무장해 세계를 앞장서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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